[단독]현대건설, 남산 힐튼 개발도 뛰어들었다

[단독]현대건설, 남산 힐튼 개발도 뛰어들었다

배규민 기자
2022.01.10 14:08
서울 중구 남산 기슭에 있는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2021.5.25/뉴스1
서울 중구 남산 기슭에 있는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 2021.5.25/뉴스1

현대건설(171,700원 ▼1,300 -0.75%)이 남산 힐튼호텔 개발 사업에 뛰어든다. 매각 대금만 1조원이 넘는 사업으로 서울역과 남산을 잇는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윤영준 사장 취임 이후 잇따라 호텔을 인수하는 등 디벨로퍼로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공뿐 아니라 투자개발부터 운영까지 아우르겠다는 전략이다.

서울 핵심 지역 호텔 사들여 개발…시공뿐 아니라 개발사업·운영까지 사업 다각화

10일 부동산·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남산에 있는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이하 힐튼호텔)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힐튼호텔의 최대주주인 CDL호텔코리아와 호텔 인수를 위한 최종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 가격은 1조1000억원이다. 올 1분기 중으로 잔금이 지급되면 인수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신설 개발법인을 통해 밀레니엄힐튼을 인수한 후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 총 4099억원을 투입하며 이 중 99억원은 지분투자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개발이익의 30%를 가져가는 구조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산 힐튼호텔은 2027년까지 연면적 약 26만㎡ 수준의 오피스와 상업용 시설, 호텔이 들어서는 복합시설로 바뀐다. 서울역과 남산의 가운데 있는 만큼 그 위상에 맞는 랜드마크급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입지가 우수한데다 허용 용적률 600% 중 350%만 활용해 호텔을 지었기 때문에 용적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사업성도 뛰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했다.

현대건설은 2020년 12월 윤영준 사장 취임 이후 개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단순 시공을 넘어서 직접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운영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크리에이터'로 변신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2021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서도 이런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 위험 부담은 있지만 시공 수익 외에 개발에 따른 수익도 가져갈 수 있어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잇따른 호텔 인수도 그 일환이다. 현대건설은 2020년 12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과 손잡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크라운호텔을 사들였다. 2021년 1월에는 부동산개발업체 웰스어드바이저스 등과 함께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서울을 인수했다. 인수 대금은 각각 2500억원, 7000억원이다. 이태원크라운호텔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1년 후인 지난해 12월 최종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두 호텔 모두 서울 핵심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곳에 레지던스,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고급 주거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앞으로도 풍부한 실탄을 내세워 디벨로퍼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매출채권·기타채권 포함)은 6조9317억원으로 순현금만 3조2910억원에 달하는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힐튼 개발사업에 대해 "회사 기밀로 밝힐 수 없다"면서도 "호텔을 인수하고 개발하는 디벨로퍼서의 행보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지난해말 3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전체 사업에서 건축·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5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부동산 개발·임대 등 기타 사업은 6.5%에 머물러있다.

한편 1983년11월 문을 연 남산 힐튼호텔은 2022년 연말까지만 운영을 하고 영업을 종료한다. 남산 힐튼호텔은 김우중 전 대우건설 회장이 서구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종성 건축가를 미국에서 직접 데리고 와서 맡겼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지은 건물이다.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우개발이 운영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싱가포르 최대 재벌 훙릉그룹의 자회사 CDL에 매각됐다. CDL은 2004년 호텔 운영업체 밀레니엄과 신규 계약을 체결하면서 밀레니엄힐튼호텔로 재개장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경영 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결국 매각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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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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