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권력" 민간업체 '축소통계'…서울 FOMO·지방 미분양 키운다

"통계=권력" 민간업체 '축소통계'…서울 FOMO·지방 미분양 키운다

홍재영 기자, 김평화 기자, 이용안 기자
2025.04.13 09:28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서울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아파트 가격이 다른 면적대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규모별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전용면적 135㎡ 초과(약 50평)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0.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40㎡ 이하는 0.09%, 60㎡ 이하 0.17%,  60㎡ 초과∼85㎡ 이하 0.3%, 85㎡ 초과∼102㎡ 이하 0.36%, 02㎡ 초과∼135㎡ 이하 0.2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국민평형'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며 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게시된 대형 평수 매물 안내문. 2024.12.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서울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아파트 가격이 다른 면적대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주택규모별 매매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전용면적 135㎡ 초과(약 50평) 아파트 가격은 전월보다 0.42% 상승했다. 같은 기간 40㎡ 이하는 0.09%, 60㎡ 이하 0.17%, 60㎡ 초과∼85㎡ 이하 0.3%, 85㎡ 초과∼102㎡ 이하 0.36%, 02㎡ 초과∼135㎡ 이하 0.2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국민평형'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며 대형 아파트의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게시된 대형 평수 매물 안내문. 2024.12.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국내 부동산 시장 '3대 통계기관' 중 하나로 알려진 부동산R114가 통계 기준을 일부 손보기로 한 배경에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의 강한 문제 제기가 있다. 공공기관과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가 반복되면서, 시장 인식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R114는 국내 30여개 부동산 통계 제공기관 중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과 함께 핵심 축으로 꼽히는 민간 정보업체다. 매주 시황 자료와 공급물량, 분양 계획 등을 담은 보고서를 내며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쳐 왔다. 특히 R114는 모기업이 국내 10대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다.

부동산R114는 1999년 '모두넷'으로 출발해, 2001년 '부동산114'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미래에셋그룹을 거쳐 2018년 HDC그룹에 편입됐다. 2021년 지금의 '부동산R114'로 이름을 바꾸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R114는 홈페이지에 다수의 건설사 광고 배너를 게재하고 있기도 하다. 분양 관련 리포트와 자료도 유료로 제공한다. 일각에선 R114가 대형 민간 건설사의 계열사란 점에서 시장의 이해관계로부터 통계 작성이 자유로울 수 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부동산R114의 통계가 실제보다 주택공급량을 적게 추산해 시장에 '공급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동산R114의 통계집계 방식이 서울의 공급부족 불안을 키우고, 지방엔 공급이 적은 것처럼 착시효과를 일으켜 미분양 사태에도 일조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공급 추계 방식이다. 부동산R114는 일반분양 물량이 포함된 단지만 통계에 반영해왔다. 지방은 또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만 통계에 포함됐다. 분양공고가 난 단지 위주로 집계해 전체 공급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토부는 지난 2월 공식 설명자료를 통해 부동산R114의 통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R114는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을 7768가구로 전망했으나, 서울시와 한국부동산원이 추산한 수치는 2만4000가구 수준이다. 무려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수치 차이는 시장에 큰 파장을 미쳤다. 서울에선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FOMO(Fear of Missing Out·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를 자극해 매수세를 부추겼고, 지방에선 실제보다 공급이 적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업체 측에 지속적으로 통계 기준 수정을 요구해 왔다. 부동산R114는 최근에야 일부 기준을 조정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간업체의 정보나 통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만, 자료 작성 과정에 대한 공적 검증절차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부동산R114는 공식적으로 '통계업체'가 아닌 '정보제공업체'로 분류됐다. '통계'가 아닌 '정보제공' 형식으로 자료가 배포되기 때문에 통계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때문에 정부는 그간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정보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 주체가 객관성을 잃으면 왜곡된 통계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며 "공공기관이 통계의 기본을 책임지고, 민간은 보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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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홍재영 기자입니다.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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