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인근 세운4구역 주민들 "국가유산청 재개발 막으면 법적 대응"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주민들 "국가유산청 재개발 막으면 법적 대응"

이민하 기자
2025.11.11 14:04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서울 종묘 정전 하월대에서 종묘 앞 개발 규제 완화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중 세운 4구역 주민 등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일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 없이 문화재 외곽 지역 개발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은 정당하다고 판단을 내린 바 있다. 2025.1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7일 서울 종묘 정전 하월대에서 종묘 앞 개발 규제 완화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중 세운 4구역 주민 등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일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 없이 문화재 외곽 지역 개발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은 정당하다고 판단을 내린 바 있다. 2025.11.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세운4구역 일대 토지주들이 국가유산청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며 "국가유산청이 재개발을 불가능하게 한다면 부당한 행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직권남용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세운4구역 토지주들은 11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종묘 정전에서 600m 이상 떨어져 세계유산 보호 완충구역(문화유산으로부터 500m 이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국가유산청 등은 유네스코를 빙자해 맹목적인 높이 규제를 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세운4구역은 종묘 문화재보호구역에 속하지 않은데, 오히려 문화재보호구역 내 건축물보다도 더한 과도한 규제, 국가유산청의 반복되는 인허가 규제를 받고 있다.

이들은 "우리 세운4구역은 2006년 서울시를 믿고 사업을 착수하고 16년 전(2009년)에 세입자를 다 이주시켜 월세 수입마저도 없고 사업이 지연돼 오히려 생활비를 대출받아 연명하고 있는 극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매년 눈 더미처럼 불어나는 금융이자 손실 비용만 200억원을 부담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누적된 자금 차입이 725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종묘 경관시뮬레이션 /사진제공=세운4구역 주민 대표 회의
종묘 경관시뮬레이션 /사진제공=세운4구역 주민 대표 회의

재개발 사업 무산 시에는 국가유산청 등을 대상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금은 사업구역 전체에 대한 철거까지 마친 사업장"이라며 "매달 금융비용이 20억원 이상 발생해 재정비촉진계획변경 추진으로 2023년 3월 이후 약 600억원 이상의 누적 금융비용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만일 국가유산청 등이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추진을 불가능하게 한다면 우리 주민대표회의는 손해배상 및 직권남용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지주들은 "세운4구역이 재개발되면 세계문화유산 등재기 해지될 것이라는 주장은 맹목적 억측이며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재개발로 오히려 대규모 녹지가 종묘와 남산을 연결해 오히려 종묘가 더 빛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다른 문화유산 지역은 재개발 후에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는 주장이다. 영국 윌리엄 왕정의 상징인 런던의 유서 깊은 런던 타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고 그 후 문화유산으로부터 400∼500m 지점에 더샤드(309.6m), 세인트메리엑스빌딩(180m), 리든홀 빌딩(225m) 등 재개발이 이뤄졌다. 일본 도쿄 왕궁은 당초 100척 제한(약 33m)이 있었지만, 왕궁 주변 고도제한을 완화하면서 최고 385m 높이의 도쿄 토치타워가 2028년 준공 예정이다.

또 "세운4구역 주민들은 종로변에 40층 규모 건물을 건축할 수 있었지만, 종묘 문화재를 충분히 고려해 달라고 하는 서울시 권고에 따라 5000억원 손실을 감수하고 전면부에는 19층, 20층으로 건축물을 대폭 낮춰 계획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종묘 경관 시뮬레이션. 2025.11.11. (자료=세운4구역 주민 대표 회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박대로
[서울=뉴시스] 종묘 경관 시뮬레이션. 2025.11.11. (자료=세운4구역 주민 대표 회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박대로

이들은 "국가유산청은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마자 오히려 법을 만들어서라도 높이를 규제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면서 "직권남용에 해당할 뿐 아니라 사유재산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법률을 만들겠다는 것은 위헌 행위"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법원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바깥에서의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고 판결했다.

한편, 서울시는 세운4구역은 세계유산지구 밖에 자리할 뿐 아니라 법령상으로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종묘 경계선에서 100m 이내가 법으로 보호되는 문화유산보호 구역인데, 이번에 높이 제한을 완화한 구역은 경계선에서 170~190m 바깥, 더 안쪽 종묘 정전에서는 500m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CBS에 라디오에 출연해 "유네스코는 정전이라는 하드웨어와 종묘제례 같은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묶어서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이지, 건축물 하나만 보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쪽은 관심조차 없는 이슈를 가지고 국내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총리가 나서면서부터 순수성이 훼손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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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서울시청 및 부동산 관계기관, 건설사를 출입합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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