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구마을 제3지구)' 재건축 사업이 위기에 놓였다. 조합이 관리처분계획 변경안을 부결시키면서, 오는 15일 만기를 맞는 17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환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해 12월 29일 임시총회를 열어 관리처분변경안을 상정했지만, 총원 149명 중 찬성이 87명에 그쳐 가결 요건인 100명을 채우지 못했다. 해당 안건은 늘어난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반영해 조합원 분담금을 확정하는 것이었다. 이는 PF 대출을 연장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관리처분변경안이 부결되면서 PF 대출 연장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금융권은 사업 정상 진행을 전제로 대출을 연장해왔지만, 조합 내부 의사결정이 멈출 경우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채권 회수 절차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번 부결이 단순한 '의견 대립'을 넘어, 금융 리스크를 급격히 키우는 선택이라는 점이다. 관리처분변경안은 조합원 입장에서 추가 분담금을 확정하는 절차인 만큼,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미 입주가 시작된 단지라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주가 진행되면서 사업이 사실상 끝났다고 인식한 일부 조합원이 "지금 시점에서 분담금을 확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인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PF 대출은 입주 여부와 무관하게 만기 도래 시 상환이 필요한 금융 부채다.
조합이 제시한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불신도 작용했다. 조합은 지난해 11월 단지 내 운동시설 매각을 통해 400억원을 확보했고, 회원권 분양 등을 통해 추가로 1700억원 이상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일부 조합원은 회원권 분양이 계획대로 이뤄질지, 금융권이 이를 안정적인 상환 재원으로 인정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누적됐다. 2023년 근린생활시설을 운동시설로 용도 변경하면서 분양 일정이 약 2년 늦춰졌고, 이 기간 발생한 PF 금융비용만 약 200억원에 달한다. 관리처분 부결로 대출 연장에 실패할 경우 연체 이자까지 더해져 조합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소수 조합원의 반대로 의사결정이 멈출 수 있는 구조에서, 단기적인 분담금 부담 회피가 장기적인 금융비용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공사비 회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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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업계 관계자는 "관리처분 부결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용 확정을 미루는 결정에 가깝다"며 "PF 구조에서는 시간이 곧 비용이기 때문에 의사결정 지연 자체가 전체 조합원의 손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