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천 등 지자체들 '반발'
도심 정비사업 형평성 논란도
조정 과정서 사업지연 불가피

정부가 수도권 핵심 공공부지를 활용해 6만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의 1·29 부동산공급대책을 내놓자마자 관련 지방자치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자체가 인허가 권한을 쥔 데다 주요 공급지가 과거 정부 공급정책에서도 주민·지자체의 반발로 좌초된 전례가 적지 않은 만큼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등 정부부처가 수도권에 '도심 주택공급 확대 신속화 방안'을 공개한 이후 서울시, 과천시, 노원구 등 지자체가 잇따라 정부 결정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1만가구) △과천 경마공원·방첩사령부(9800가구) △태릉CC(6800가구) 등 모두 이번 공급대책의 근간이 되는 핵심부지가 속한 지역이다.
서울시는 정부발표 약 3시간 만에 긴급브리핑을 통해 "서울시의 우려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공급 대상지가 발표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해당 부지의 공급가능 규모를 6000가구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 서울시는 1만가구가 들어설 경우 국제업무지구 기능유지가 어렵다며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학교 등 기반시설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8000가구를 넘겨서는 안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문재인정부의 8·4 공급대책에 포함됐던 태릉CC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태릉CC는 당시에도 최대 1만가구 공급 후보지로 검토됐지만 교통혼잡과 환경훼손 논란 속에 공급규모가 6800가구로 축소됐고 이후 다시 세계문화유산 태릉·강릉 인접문제가 불거지며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번 대책에서도 문화재 규제는 핵심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태릉CC 사업 대상지의 약 13%가 태릉·강릉의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겹친다. 세계유산지구에 일부라도 포함되거나 접하는 개발사업은 면적과 관계없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아야 한다.
도심 정비사업과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정비사업에 대해 문화재 경관훼손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며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공급방식 역시 쟁점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분양·임대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는데 노원구는 임대주택 비율을 법정 최소 수준인 36%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급규모뿐 아니라 주택유형을 둘러싼 조율과정에서도 마찰이 예상된다.
정부가 서울 강남권 주택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자신한 과천경마장·마사회 부지를 둘러싸고도 마찰을 빚는다. 과천시는 물론 한국마사회 노동조합까지 반발하고 있는 것. 특히 마사회 노조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발표하고 "2만4000명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졸속정책"이라며 정부의 공급대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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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지자체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발표된 공급계획은 앞으로 조정과정에서 물량축소나 사업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특히 과거 주민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가 있는 부지는 정부 계획과 실제 착공물량간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