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연말 건설공사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공사비 압박은 올해도 건설업계를 거듭 옥죌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건설사 줄폐업 분위기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2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전월 대비 0.23% 오른 132.75(잠정)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공사비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12월 건설공사비 지수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전선 및 케이블(6.58%), 사진장비 및 광학기기(2.65%), 기타 무선통신장비 및 방송장비(2.53%) 등이 꼽힌다.
공사비의 지속적인 상승은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실수요자 부담 증가는 물론 건설업계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자재비 등이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건설사 경영 여건은 그만큼 악화될 수밖에 없고 미분양 등 주택시장 침체로 연결될 위험도 있다. 실제 최근 수년 간 자재비를 중심으로 건설공사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건설업황이 둔화하고 건설사 폐업도 급증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만 종합건설업체 675곳이 폐업을 신고했다. 2024년의 641건에 비해 한층 증가한 수치다. 이런 기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 1월에만 50개 종합건설업체가 폐업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 건설사의 사정이 좋지 않다. 1월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 중 서울 업체는 10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지방 건설사였다.
정부에서도 이런 지방 중소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향해 "지방 건설사들이 죽게 생겼으니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며 "지방 건설사, 지방 경제가 곪아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지적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문제 해결에도 의지를 피력했다. 김 장관은 "지방 미분양 매입 대상을 준공에 더해 준공 예정까지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이후 LH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매입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속도다. LH는 지난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호 매입에 나섰지만 매입 상한가 기준이 감정평가액의 83%로 낮아 건설사들의 신청이 저조했다. 이에 악성 미분양 매입가를 감정평가액의 90%로 높이고 올해 5000호를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한편 대한주택건설협회를 비롯한 건설업계는 보다 적극적인 지방 건설사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 지방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 취득자에 대해 5년간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고 다주택자의 취득세 중과를 배제하는 등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