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사업 체질을 기존의 단순 시공을 넘어 투자개발형(PPP, Public-Private Partnership)으로 바꾸기 위해 재정지원에 나선다. 내년도 예산에 이를 반영하고 조단위 펀드를 조성해 국내 건설사들의 외국 진출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직접 시공권을 따 내야했던 건설업계로서는 정부와 팀을 이뤄 대규모 개발사업에 나서는 만큼 기회가 확장될 전망이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내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안에는 해외건설 신(新)전략펀드 예산이 포함됐다. 내년 출자 규모는 1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신전략펀드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대한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펀드다. 그간 도급·시공 중심이던 해외건설을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재정 1조원을 투입하고 총 3조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해외건설 청년일자리 교육에도 40억원이 투입된다.
국토부가 1000억원을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에 출자하면 KIND는 이를 바탕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직접 투자도 해 펀드 규모를 키우게 된다. 정부 출자금은 조단위 펀드 조성을 위한 일종의 '마중물' 격인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사업을 수주한 미국 외에 다른 나라들과도 비슷한 형태의 사업들을 만들기 위해 국가별 전략 펀드를 만들려 한다"며 "세 가지 유형 정도의 펀드 조성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최근 미국이 제안한 투자개발사업들을 국내 기업에 소개하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진행된 설명회에는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건설사와 종합상사 관계자 40여 명,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정부가 직접 사업을 중개해 준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의 투자개발형 사업 활성화 기조 배경에는 지난 7월 김이탁 1차관이 미국을 방문해 사업 참여 MOU를 체결한 '네바다주 리튬·붕소 플랜트 사업'이 있다. 김윤덕 장관이 올 1월 방문했을 때 제안받은 사업으로 국토부는 미국 정부와의 고위급 논의를 통해 10여 건의 추가 사업도 제안받았다.
공개된 사업들은 테네시주 합성흑연 플랜트, 미시건주 염화칼륨 플랜트, 캘리포니아주 윌로우 락(Willow Rock) 에너지저장시설, 네브래스카주 요소 플랜트, 워싱턴주 암모니아 플랜트 등이다. 모두 장기간 진행되는 대규모 사업들로 양국 정부 간(G2G) 원활한 협조가 사업 성공에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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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도 향후 주목할 만한 투자개발형 사업들이 진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중동 지정학적 위기 해소 후 건설시장 정상화 등에 대비해 '중동 인프라 협력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대응방향을 논의 중이다. 국토부가 만들 해외건설 신전략펀드에 중동 관련 지원 내용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아직 상대 국가, 규모, 사업내용 등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중동을 포함해 여러 지역 사업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