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유재한 주택금융공사 사장 "몸은 낮게 꿈은 높게…"
유재한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유 사장은 올해 서민주택금융 지원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주택금융공사를 미국 연방저당공사(패니매)나 연방주택저당공사(프레디맥)과 같은 세계적 주택금융의 허브기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유 사장을 5일 만나 올해의 경영계획을 들어봤다.

―주택금융공사 사령탑을 맡으신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서민주택금융에 초점을 맞추셨는데 시의적절했던 거같습니다.
▶어느 정부나 서민을 배려하는 정책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입니다. 주택금융공사는 서민주택금융이라는 컨셉트에 '평생 친구'라는 모토로 설립됐습니다. 대학 학자금 대출에서 은퇴자금, 사후까지 평생을 같이 한다는 뜻이죠.
지난 1년간 서민지원을 위한 공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 가시적 성과도 있었습니다. 주택연금(역모기지) 이용자가 500명을 돌파했고, 주택신용보증도 경영개선을 통해 보증료를 최대 50% 인하한 데 힘입어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올해는 어느 곳에 중점을 두실 계획입니까.
▶지난해가 '준비의 해'였다면 올해는 그 발판을 뛰어오르는 '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무엇보다 공사 비전의 핵심 축인 '서민 주택금융 지원'을 활성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보금자리론이 시장 선도적 역할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 경쟁력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 주택시장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기능도 적극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주택금융 관련 통계 및 연구부문이 약한데 정부와 협의해 공사가 이를 주도적으로 보강해보려 합니다. 인구감소를 감안해 집값이 계속 오를지, 반대로 떨어질지 예측도 어렵고, 지역별·규모별로 다양한 자료가 나오고 있지만 이들 정보가 집중이 안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주택금융공사가 주택금융의 허브기관으로 역할을 한다고 보면 추후에는 실물시장 조사기능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주택금융 허브기관'이 공사의 중장기적 지향점인가요.
▶그렇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금융공사가 미국 패니매나 프레디맥 같은 세계적 주택금융의 허브기관이 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공기업이 덩치를 키우는 게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합니다. 지금 패니매가 발행하는 채권은 미국 국채를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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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역모기지론)은 당초 우려와 달리 선진국 수준 이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입니다만.
▶네.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만들고, 제도도 꾸준히 개선하고 있습니다. 대출금이나 전세보증금이 있는 주택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됩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연금지급금을 차츰 늘려주는 물가연동형 상품도 곧 출시할 계획입니다.
가입 대상 주택을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대출한도도 3억원으로 묶은 데 대해 고객의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정된 국가재원으로 중산·서민을 우선 지원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현재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를 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자산유동화에 어려움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해외에서는 유동화 채권을 발행하기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모기지의 'M'자만 나와도 꺼릴 정도입니다.
―장기고정 금리대출을 늘리기 위해선 은행들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도 유동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은행들은 지난해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기는 했지만 그동안 자금이 풍부해 굳이 주택금융공사에 채권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채권을 우리에게 넘기게 되면 그 금액이 자산·부채에서 제외돼 규모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는 이유도 있었죠.
금융기관 자체 모기지론을 기초자산으로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이 전무할 정도니까요. 그러나 주택금융공사를 통한 유동화가 비용이나 절차 측면에서 효율적일 것입니다.
―주택금융시장에서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200조원이 넘는 주택금융시장의 대부분을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사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도 비중이 3.7%밖에 안됩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서도 이같은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몰리면 언젠가는 결국 일이 나게 되는 법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공사는 현행 3.7%인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앞으로 20~30% 수준까지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자체 분석을 해보니 변동금리대출과 고정금리대출의 금리 차이가 최소한 0.7%포인트가 돼야 고정금리대출로 옮기려는 유인이 생긴다고 합니다.
―보금자리론 금리를 1월에 인상했습니다만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크게 떨어졌으니 좀 낮춰야 하는 것 아닌가요.
▶보금자리론 금리는 국고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해서 MBS 발행비용과 스프레드를 가산해 결정합니다. 2004년 시장금리가 하락할 때는 한두 달 간격으로 3차례나 금리를 인하한 적도 있어요. 공사의 손익 균형도 생각해야 합니다.
최근 금리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지금 보금자리론의 평균 금리는 시장금리 수준이나 발행비용을 반영한 적정 금리보다 낮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금리인하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금리 추세를 면밀히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대학 수업료 논란이 많습니다. 등록금도 1000만원 시대에 진입했지만 학자금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학자금 대출금리는 5년 만기 국채금리를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됩니다. 우리가 적정 가산금리를 교육부에 제안하면 교육부가 금리를 확정하는 구조입니다.
공익 차원에서 공사는 가산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책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유동화 비용을 절감하고 유동화 이익이 생기면 이를 금리인하에 반영하는 등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