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만에 '부활'한 공자위 위원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백용호 국세청장,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이들의 이력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다. 세 사람 모두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민간위원 경험의 소유자다.
순서로 보면 2001년 공자위가 처음 발족할 때 위촉된 어 위원장이 제일 선배다. 백 국세청장은 강 위원장이 물러난 뒤 2006년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들 말고도 공자위를 거쳐 간 인사들은 많다.
고 전철환 전 한은총재, 박승 전 한은총재는 공자위원장을 지냈다.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배치됐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이 중요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 공자위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직이다. 역할은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이 제대로 지원됐는지 점검하고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의 경영정상화와 공적자금 회수였다. 서울은행 매각, 대한생명 매각 등도 모두 공자위 심의를 거쳤다.
그런 공자위가 사라진 것은 2008년 2월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다. 정부 조직 개편의 칼날에 공자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금융지주 등 공적자금 회수 업무가 여전히 많다고 존속 이유를 폈지만 소용없었다. 일상적 회수 업무는 기존 조직에서 하면 된다는 논리에 묻혔다.
공자위 폐지가 최종 결정될 당시 공자위 사무국 소속 직원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랬던 공자위가 31일 '부활'했다. 사라진 지 18개월 만이다.
죽었던 공자위를 되살린 것은 10년 만에 찾아온 '금융위기'다. 구조조정기금, 금융안정기금 등 사실상 새 공적자금을 조성하다보니 이를 관리할 통합관리기구의 필요해 진 셈이다. 이 때문에 현 정부의 조직 개편이 섣불렀다는 비판도 나온다.
과거 공자위 역할에 구조조정기금 등 자금 지원 업무가 추가됐다. 당장 급한 김에 선박펀드와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부실 채권 매입용으로 구조조정 기금 일부가 쓰였지만 앞으로 구조조정기금을 쓰려면 공자위의 손을 거쳐야 한다.
우리금융지주 매각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의 민영화도 공자위가 전담한다. 담당기구가 생긴 만큼 지분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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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비슷하지만 이전 공자위와 달라지는 것도 없지 않다. 일단 구성이 좀 다르다.
과거 공자위는 정부부처 장관 3명과 민간위원 6명 등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이 각각 2명씩 추천했다. 그렇다보니 민간위원의 경우 전문성보다 정치적 배려가 많았다.
새 공자위의 경우 전체 8명의 위원중 정부측 인사는 2명(금융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차관)이다.
민간위원으론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 윤용만 인천대 교수 (국회 상임위 추천) △임치용 변호사(법원행정처장 추천) △서지희 삼정회계법인 이사(공인회계사회장 추천) △박경서 고려대 교수(은행연합회장 추천) △민상기 서울대 교수(상공회의소회장 추천) 등 6명이 위촉됐다. 모두 해당 분야 전문가들로 평가된다.
이중 호선 결과 민상기 서울대 교수가 민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민 위원장은 진동수 금융위원장과 공동으로 공자위를 이끌게 된다.
한편 공자위는 이날 1차 회의를 열어 3개월에 1회 이상 회의를 소집하고 의사록을 회의 개최 1년 뒤 공개하는 내용을 담은 운영 규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