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시간 튼튼하게 키우는' 사업자 택하라

'오랜시간 튼튼하게 키우는' 사업자 택하라

김성희 기자
2009.11.18 12:13

[퇴직연금제도 긴급점검]<3>최근 실적보다 안전성·장기운용능력 살펴야

우리나라의 퇴직금 제도는 퇴직금을 지불하지 않은 사용자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이 별도로 적립돼 있지 않고 기업의 운영 경비 등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기업이 갑자기 도산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전액 지급받지 못하고 체불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처럼 기존 퇴직금 제도가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장하는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1998년 퇴직보험이 도입됐다. 2000년에는 퇴직신탁도 도입돼 퇴직금 재원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함으로써 예치된 금액만큼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이 제도 역시 근로자의 수급권과 요구를 100% 충족시킬 수 없었다. 최저 적립기준이 없고 직장을 이동할 때마다 퇴직금을 통산할 수 있는 장치가 없으며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구성돼 가입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퇴직보험과 퇴직신탁은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면서 퇴직연금제도로 이행하기 위한 중간제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011년 이후에는 퇴직보험과 퇴직신탁 제도가 완전히 폐지된다.

따라서 기존의 퇴직보험이나 퇴직신탁에 가입한 기업들은 그 이전에 퇴직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근로자의 노후보장이 걸려있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잘 고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은 어떻게=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나 기업이 퇴직연금에 대한 숙달된 지식이 없을 경우 제안서 내용이 어려워 제안서 평가결과로만 사업자를 선정하기 곤란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모두 각자가 유리한 항목에서 최고라도 주장한다. 제안서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고 최종평가 점수도 평준화 돼 있다. 단기수익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점도 문제다.

이 모든 것이 퇴직연금의 본질과 금융기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제도별·기능별 경쟁력 차별화 분석도 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또 금융권역간 특성에 따른 우열 판단 기준도 없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사업자 선정의 첫걸음이라고 지적한다. 퇴직연금제도는 반영구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의 존속과 함께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이며 근로자 입장에서는 입사에서 은퇴까지, 은퇴 이후에도 종신토록 함께 하는 노후보장제도다.

기업 입장에서 퇴직연금은 20~30년간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제도다. 근로자가 입사해서 은퇴할 때까지 길게는 30여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안전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또 회사의 존속과 함께 늘어나는 퇴직금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간 운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다수 종업원의 요구를 수용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퇴직금을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수령해 노후소득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장래에 퇴직금 지급이 보장돼야 하고 최종 수령할 경우 불입금보다 많은 금액이 지급돼야 한다. 또 매해 퇴직금 운용 및 활용과 관련된 최신 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한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할 때는 금융기관의 안전성과 장기자산(포트폴리오) 운용능력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 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인지도 점검해봐야 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자산은 만기가 없는 초장기 자산으로 자산운용의 성패 역시 장기 운용성과에 달려있다"며 "퇴직연금 자산운용 결과는 60~70년간의 지속적인 운용성과로 판가름 나는 것인 만큼 1년 단위의 단기운용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왜 생명보험사인가=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정하기 전 금융기관별로 취급하는 업무의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은행은 1~3년짜리 예금과 CD, 은행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출로 매칭하는 곳이다. 예대마진이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증권은 위탁매매와 단기상품을 판매해 생기는 수수료 수입이 주 수입원이다.

반면 보험은 보험상품 납입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고 보험금 지급도 종신인 경우가 많다. 장기부채에 대한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이 본업이다. 또 주식, 채권, 해외투자, 대체투자,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투자경험을 갖고 있다.

퇴직연금이 장기상품인 점을 감안할 때 금융기관 중 보험업의 특성과 가장 잘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생명보험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로서 가지는 장점은 30여년간 퇴직금 상품업무를 취급해온 노하우와 시스템 인프라, 연금운용능력이다. 생보사는 1970년대부터 30여년간 종업원퇴직보험, 퇴직보험 등 퇴직금 시장을 선도해왔다.

은행, 증권 등 타금융권에서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시행된 전후에 퇴직연금 관련조직을 구성했던 것과 달리 생보사는 1980년대부터 미국, 일본 등 기업연금 선진국의 현지조사, 연수를 통한 선진국의 제도와 시행착오를 연구해왔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퇴직연금제도가 단순한 금융상품과는 다르고 개별기업과 근로자의 특성에 맞게 도입해야 한다는 점, 장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특성을 파악했다.

퇴직연금 도입을 위한 맞춤식 컨설팅 서비스를 발전시켰고 연금계리와 가입자 교육, 자산컨설팅 등 퇴직연금 전반에 걸친 전문인력을 확보·육성해왔다.

생보사의 경우 토털생애설계 서비스가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퇴직연금은 생로병사를 모두 취급하는 업종이며 노후생활과 관련해서도 연금 외에 의료비, 간병비 등의 종합설계가 가능하다.

또한 기업의 복리후생제도 관점에서 퇴직연금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업종이다. 의료지원, 상해지원, 퇴직연금 등이 하나로 묶여 기업의 종합적인 복지제도를 구성할 때 종합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보험회사 뿐이다.

특히 종신연금 구조는 보험회사만이 제공할 수 있다. 현재도 확정기여형(DC), 개인퇴직계좌(IRA) 안에서 연금전환을 할 수 있는 상품은 보험회사가 개발, 단독으로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생명표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연금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퇴직연금은 가입자와의 교육,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사업이다. 이러한 비즈니스를 소화할 수 있는 회사는 방문금융서비스가 가능한 재무설계사(FP)를 보유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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