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UAE원전 수출, 대주단 구성에 차질 왜?

400억$ UAE원전 수출, 대주단 구성에 차질 왜?

정진우 기자
2010.04.14 07:03

국가 신용등급 차이로 국내 금융권 역마진...글로벌 IB만 떼돈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 발전 건설 프로젝트의 금융구조가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UAE가 우리나라보다 국가 신용등급이 높아 자금 조달 시 금리 수준 차이로 역마진이 발생해서다. 반면 사업 초기 금융구조를 디자인하고 금융자문 역할을 맡은 글로벌 투자은행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UAE 원전 수출과 관련해 지난 3월 말까지 국내외 금융회사들로 대주단이 꾸려질 예정이었지만 금융구조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올 1분기에 UAE 원전사업 발주처와 금융구조 디자인을 마무리하고 대주단을 구성, 올해 말까지 원전사업수행회사(SPV)에 대한 출자자금 지원을 완료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업의 금융구조가 국내 금융회사들에 절대적으로 불리해 이들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자칫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번 사업은 UAE 정부 측인 아부다비 수도·전기회사(ADWEC, Abu Dhabi Water & Electricity Company)가 방사능 등 통제 불능 위험을 부담하고, 투자수익률을 보장하며, 각종 계약도 담당한다.

운용회사는 발주처인 아랍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Emirate Nuclear Energy Corporation)와 한국전력 컨소시엄으로 이뤄졌다. 이들 회사는 출자자 모집 형태인 '출자(Equity)'방식과 더불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대출(Debt)'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Equity'방식에서 ENEC는 아직 투자 규모를 정하지 않았고, 한전은 약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문제는 'Debt'방식이다. 여기엔 ENEC와 국내외 금융회사들이 참여한다. ENEC는 공적 수출신용기관인 수출입은행(국내 ECA, Export Credit Agency) 펀딩 규모의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금융회사들의 자금 규모는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31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국가 신용등급이 달라 국내 금융기관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우리나라(한전)는 A등급이고 아랍에미리트(ENEC)는 AA등급인 탓에 신용등급 차이로 자금 조달 시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역마진이 나타나는 것이다. 예컨대 10억 달러 조달 시 UAE와 신용등급이 좋거나 같은 외국 금융회사는 Libor+50bp면 가능하지만 국내 금융권은 Libor+100bp로 해야 한다.

또 신용등급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수금 환급보증을 비롯해 금융 지원 단계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를 비롯해 해당 금융기관에 보증료를 내고 보증서를 받아야 한다. 여러 단계에 걸쳐 중복으로 보증료를 내야하는 탓에 수익성은 계속 떨어진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어느 정도 손실을 감수해야한다는 이야기다.

반면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장기간 사업에 참여하기보다는 사업 초기에 금융 설계 등을 해주고 수억달러에 이르는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차이로 손실을 많이 볼 수 있는 Debt 방식보다는 Equity 방식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며 "우리는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외국계 대형 은행들은 사업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주는 금융 설계를 해주고 수천만~수억 달러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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