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농협 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의 '역할론'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주사 설립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이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농협중앙회의 권위와 역할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농협법 조항을 어기고 단위조합과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감독기관으로 군림하는 농협중앙회의 현실을 김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북 익산에 위치한 삼기농협.
지난 2002년 전북 100여개가 넘는 단위조합 중 '합병 1호 대상'으로 지목됐던 삼기농협은 최근 6년 연속 1등급 조합이라는 기록을 세웁니다.
삼기농협을 탈바꿈시킨 건 다름아닌 경제사업.
고구마종순 작목 사업과 쌀 유통 사업을 활성화시킨 삼기농협은 9년새 경제사업에서만 500%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인터뷰]정세환/전북 삼기농협 조합장
"우리 농협이라고 하는 조직이 변화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지역같은 경우 순수 농업 지역이기 때문에 우선 농산물을 생산해서 제 가격을 받고 팔아야 우리 농민이 오늘보다 내일이 좀더 나아집니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단위조합의 성장 동력이 되는 것은 경제사업입니다.
실질적으로 농민들의 생산활동과 연계해 이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제사업 또한 농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원보다는 주로 관리, 감독을 하는 상위기관 역할이 크다는 것이 단위조합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이러한 권력 구도는 목우촌과 도드람 운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협 단위조합이 세운 양돈브랜드 도드람은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목우촌과 상호경쟁하고 있습니다.
도드람은 농협중앙회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어 활동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도드람 관계자
"저희가 경제사업을 크게하고 있는 조합이거든요. 은행사업보다. 실질적으로 경합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회랑.(다른 쪽에서) 저희편을 들어주시는데 저희는 난처했거든요. 중앙회는 저희의 상위기관이 되고 그렇기 때문에 사이가 소원해진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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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단위조합과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농협법에도 저촉됩니다.
농협법 제6조 제2항에서는 중앙회는 회원의 사업과 직접 경합되는 사업을 해서 회원사업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농협법 개정안은 이러한 농협중앙회의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유통 등 경제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밑에 두는 경제지주를 중앙회가 관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개혁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 개정안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주사 설립이 최우선으로 논의되고 있을 뿐 농협중앙회의 우월적 위치에 대한 제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