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계 "3% 이상 돼야 적정" vs 통화당국 "아직 걱정할 단계 아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를 감안할 때 현행 기준금리가 3~3.6%여야 적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현행 기준금리 2%보다 1~1.6%포인트 높은 것으로 선제적인 금리인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통화당국은 그러나 장기적인 저금리의 폐해에 대해서는 우려하면서도 금리를 인상하는 등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기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29일 금융권과 학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통화당국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조정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적정금리 수준은 3~3.6% 수준이다.
경제학계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이 적정금리를 산출할 때는 일반적으로 테일러 준칙을 준용한다. 테일러 준칙은 보통 전년 물가상승률과 장기균형 실질기준금리에 GDP갭(GDP성장률-잠재GDP성장률)과 물가갭(물가상승률-물가상승률 목표치)의 함수를 더해 구해진다. GDP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커질 수록 테일러 준칙에 의한 적정금리 수준은 높아지는 구조다.
한은은 정책국에서 테일러 준칙을 정교화 한 모형으로 적정금리를 모니터링 해 금통위에 보고하고 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박사는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5.2%로 상향조정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어 GDP갭과 물가갭이 제로(0)에 수렴하고 있다"며 "테일러 준칙을 적용할 경우 기준금리는 3.6% 정도가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장기균형 실질금리 0.8%(2002~2009년 평균)를 적용해 지난해 물가상승률(2.8%)을 더한 값이다.
최근 학계의 금리인상론도 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김동헌 고려대 교수(화폐금융론 전공)는 "함수의 가중치나 환율 등의 변수를 보다 정교하게 적용할 경우 테일러 준칙에 의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만 현행 기준금리는 적정수준에서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라며 "출구전략을 써야할 시기가 지났다"라고 주장했다.
경제성장이 본궤도에 올랐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정금리와 실제 기준금리의 갭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면서 저금리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독자들의 PICK!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투자보다는 가계대출로 이어지거나 금융권에 맴도는 부작용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1분기 성장률이 7.8%에 달했는데도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3%로 떨어져 있다. 시중의 과도한 유동성과 저금리가 실물경제로 이어지지 못하고 머니게임에 치중되며 자산버블을 일으키는 유동성함정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 3월 말 현재 190조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93% 증가한 반면, 대기업 대출은 45조 원으로 되려 12%가 줄었다. 또 은행권의 올 1분기 채권투자액이 17조 원에 달하는 등 금융권의 뭉칫돈이 수익률에 따라 표류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입장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좋을 게 없다. 돈은 쌓이는데 기업들은 대출을 받지 않는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투자도 하고 고용도 늘면서 경기도 회복되는데 지금을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화당국은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시중에 풀린 돈이 많지만 유통속도가 아직은 문제될 게 없는 수준"이라며 "성장률이 높아지면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장단기 금리가 이미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를 경우 저소득 계층과 중소기업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층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재선 중소기업중앙회 공제2팀 계장은 "올 들어 경기가 풀리면서 지난해보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금리가 상향조정될 경우 모처럼 살아난 중소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