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환율쏠림 계속 방치하는 당국, 왜?

[기자수첩]환율쏠림 계속 방치하는 당국, 왜?

송정훈 기자
2010.05.11 14:55

“환율이 이렇게까지 빠질 줄 몰랐습니다.”

대형은행의 한 딜러가 지난 10일 오전 원/달러 환율이 급락 출발하자 기자에게 건넨 첫 말이다. 이날 환율은 23.2원 떨어진 1132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외환딜러들은 전 거래일인 지난 6일과 7일만 해도 “이렇게 오를 줄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환율이 이틀 새 무려 40.2원이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은 달러를 싸고 파는 외환딜러들마저도 쉽사리 전망하지 못할 정도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발 위기가 원인이라고 핑계를 댈 수 있지만, 당하는 경제주체들은 억울하다.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은 그다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환율의 쏠림현상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매년 되풀이됐다. 만 10년이 흐른 2008년 9월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극에 달했다. 최근에는 유럽발 금융위기로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환율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각오가 되풀이됐다. 환율의 과도한 변동으로 기업과 가계가 환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돼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아 환율의 안정은 매우 필요하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자본이동이 완전히 자유화됐고, 자유변동환율제도도 도입돼 환율은 해외 변수에 따라 급변하고 있다. 우리 외환시장 규모가 경제개방 정도에 비해 턱없이 작은 탓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외환시장 개입 외에는 안정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환율이 급락하면 대규모 달러를 매입해 환율하락을 저지하고 있는 정도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 흡수를 위한 대규모 통화안정증권 발행 이자 부담 등의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물론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한 대책들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 외국 자본의 국내 유입을 제한하고 이탈을 가속화시키는 핑계가 될 수 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순기능과 함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외환당국자의 말에서 이런 고민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외환시장 안정대책을 무작정 미룰 수 없다. 환율의 쏠림 현상을 더 방치할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다. 마침 오는 11월, 서울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린다. 의장국으로서 국제 외환시장과 환율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좋은 기회다. 정부가 현명한 결단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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