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환율' 전환 전망도...거시정책 변화는 신중해야 지적도
이명박(MB) 정부의 친서민 정책이 기준금리와 환율 등 거시정책까지 영향을 미칠 지 업계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위적인 거시변수 조정은 서민과 중소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 미시정책 위주의 '친서민'= 지금까지 발표되거나 구상단계에 있다고 알려진 정부의 서민과 중소기업 대책은 대부분 미시정책들이다. 저소득 무주택 근로자의 월세 소득공제 혜택 확대와 상시근로자 유지 중소기업 세액공제 등 세제지원책과 공공요금 인상 최소화, 제2금융권 대출금리 인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당이 7ㆍ28 재보선 승리의 주원인으로 ’친서민'정책을 꼽으면서 미시정책을 넘어 환율과 기준금리 등 거시변수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조짐은 재보선 이전에 감지됐다.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취한 고환율정책, 대규모 재정 조기 집행 정책의 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갔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화가치 하락(고환율)이 IT 자동차 등 대기업의 수출 가격경쟁력에는 도움이 됐지만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중소기업과 서민들한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렸지만 중소기업, 서민은 어려움을 겪는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 환율과 금리정책도 친서민(?)= 물론 기획재정부는 친서민을 위한 인위적인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변한다.
1일 재정부 관계자는 "환율의 높고 낮음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이나 저환율 정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출기업을 위해 인위적으로 고환율을 유지하지도 않겠지만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해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주장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환율정책은 일종의 제로섬 성격이 강하다"라며 "원화강세를 통한 물가안정과 구매력 향상은 가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위적인 환율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 전체의 안정을 해쳐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전격적으로 연 2.25%로 0.25%포인트 인상된 기준금리도 친서민 정책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금리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의 선제적 예방과 경제주체의 부채감소(디레버리지)라는 통화정책의 목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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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석 BOA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전무는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가계와 중소기업에 부채감소(디레버리지)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올 연말까지 한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당초 판단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친서민 분위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현행 2.25%인 기준금리가 올 연말까지 2.50~2.75%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서민은 대출의 주체면서 동시에 예금의 주체로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부담은 늘지만 반대로 이자소득도 늘어난다"며 "여러 가지 변수를 균형감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의 타이밍을 놓칠 경우엔 물가인상에 따른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에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만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거시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친서민 정책은 미시정책만 동원해도 충분하다"며 "정부가 경제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금리에 손을 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