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파산한 전일저축銀 가교은행...예나래저축銀 6개월만에 가보니

"영업정지를 당한 이후 이탈했던 고객 중 70% 정도가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아무런 문제없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중앙시장 안에 위치한 예나래저축은행(전 전일저축은행)에서 만난 김형근(55) 은행장이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한 말이다. 김 행장은 수시로 창구를 오가며 고객 관리 등 직원들의 영업 활동을 진두지휘 하고 있었다.
김 행장은 "저축은행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상품들을 많이 만들어 일반 시중은행들의 틈새시장을 공략해야한다"며 "시중은행 뒤만 좇다 보면 제2의 전일저축은행 사태만 일어날 뿐이다"고 말했다.
기자가 지난 3월([르포]돌파구 없는 전일저축은행에 무슨 일이…)에 이어 6개월 만에 찾은 예나래저축은행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 직원들의 표정은 물론 은행 내·외부 인테리어까지 새롭게 오픈한 은행처럼 보였다. 영업정지로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영업장을 가득 메우고 보상을 요구했던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라졌고, 예금을 가입하러 온 고객들로 붐볐다. 햇살론 창구 역시 바쁜 모습이었다.
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를 5%대로 높게 적용, 영업 정지 이후 빠져나갔던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며 "고객이 많을 땐 하루 150명 넘게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예나래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전일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후 예금보험공사가 설립한 가교은행으로 매각을 앞두고 있다. 예보는 빠르면 이달 말 주관사 선정을 비롯해 매각을 위한 본격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주관사가 선정되면 곧바로 매각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방침이다. 이후 예비실사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본 계약 체결 등 매각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 저축은행은 예보가 설립한 다섯 번째 가교은행이다. 통상 영업정지를 당한 이후 6개월 이후에나 설립된 것과 달리 4개월 만에 설립됐다. 지난 6월 말 현재 예나래저축은행의 총자산과 자기자본은 6302억 원과 271억 원이며, BIS자기자본비율 13.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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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저축은행 시절 5000만 원 이하 예금을 가입한 사람들은 이미 돈을 찾아갔다. 하지만 5000만 원 이상 투자한 고객들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들에게 개산지급금 명목으로 피해 금액의 25%가 지급됐지만 나머진 불투명한 상황이다. 5000만 원 이상 투자한 사람들은 매주 금요일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은행 예금자는 모두 6만3722명이었다. 이 중 3573명이 5000만 원 이상 예금자다.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5000만 원 이상 고객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들이 투자한 금액은 688억 원인데 이 중 300억 원 가량은 지급됐다. 나머지 388억 원은 떼일 상황이다.
예보 관계자는 "일부 예금이 빠져나가 예전보다 줄어든 상태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다"며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아직 많지만 100% 보상해 줄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매각을 앞두고 있는 만큼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클린화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올해 안으로 매각작업을 끝낼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