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통위를 앞두고 벌이는 게임

[기자수첩]금통위를 앞두고 벌이는 게임

김창익 기자
2010.10.13 14:42

한은 출입기자와 한은 임직원간에는 매달 한번 일종의 게임을 한다. 달마다 금통위를 일주일 앞두고부터다.

출입기자는 금리 결정 방향을 예측해야 하니, "이번달 금리 어떻게 될까?"란 질문을 입에 달고 산다. 반면 한은 임직원은 금리 관련 발언을 일절 못하게 돼 있다. 일종의 행동강령(Code of Conduct)이다. 시장에 불필요한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기자는 답을 얻어야, 한은 임직원은 답을 하지 않아야 이기는 게임이다. 정석대로라면 묻는 쪽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구조다. 그런데도 기자들이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먹고사는 노하우가 대단하단 생각이다.

취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일종의 절충점이 있다. 간접적인 질의응답법이다. "금통위 앞두고 환율이 급락을 하네요?"라고 물으면, "무시할 수만은 없겠죠"라고 답하는 식이다. 패자를 만들지 않는 게임의 룰이다.

14일 금통위를 앞두고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지고, 그 이상 수의 답들이 돌아왔다. 요약하면 물가와 환율, 외자 유입 등이 키워드다. 3.6%의 물가상승률과 1110원대의 환율, 10월 들어 8거래일간만 2조5000억 원에 달하는 외국인 증시 순매입액 등이 금리 결정시 고려사항이 될 변수들이다.

답변 중엔 정치일정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물론 이는 순위로 따지면 후순위다. 말하는 쪽도 듣는 쪽도 이미 경중을 알고 있다. 무거운 대화에 일종의 감미료 정도랄까.

하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만은 없다. 추석이 있는 달엔 민심을 생각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설은 결과적으로는 진실이다.

우선 11월 서울 G20 정상회담 일정이 많이 거론된다. 환율을 놓고 미-중간 격전장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행간을 읽으면 실익을 위해 어느 한편에 서기 힘든 우리 입장에서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금리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18~19일 한은 국감 일정도 적잖게 도마 위에 오른다.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가계대출 문제를 구실삼아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한다. 그들은 누구보다 금리 결정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하지만 노파심에서 한 마디. 비트박스 할 때는 '북치기 박치기'만 알면 된다. 금리 결정할 때도 한 가지만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로 '국내외 경제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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