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신년기획] 금융CEO 릴레이 인터뷰(1) 민병덕 국민은행장
'줄탁동시(?啄同時)'. 병아리가 껍질을 두르기며 바깥으로 나갈 때를 알리는 소리(?)와 어미 닭이 밖에서 껍질을 깨주는 소리(啄)가 동시에 나와야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지난해 금융권 사상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몸'을 만든 국민은행에서도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한 몸부림의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영업전이 벌어질 시장에서도 곧 신호탄이 울려 퍼질 조짐이다.
금융권은 지난해 시중은행들에서 벌어진 내분 사태와 인수·합병(M&A)이슈 등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영업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각종 이슈들 속에 묻혀 어영부영하고 있는 동안 국민은행은 전열정비를 이미 마무리했다.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넘쳐나는 이유다.
지난해 첫 내부출신 행장으로 직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선임된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을 만나 은행권 선두를 지켜나가기 위한 포부를 들어봤다. 신뢰를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한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 국민은행의 청사진과 밝은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새해 시중은행들의 영업경쟁 환경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현재 유동성이 풍부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보면 상당히 리스크한 측면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중소기업들은 지난해 상당히 힘들어했고 올해에도 경기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선 무리한 경쟁보다는 내실을 기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단 은행들이 서로 뺏고 빼앗기는 구조보다는 고객들의 가치 극대화를 통해 고객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경쟁입니다. 과열경쟁, 즉 가격경쟁은 은행들이 서로 손해만 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국민은행은 고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수지 개선을 도모하면서 은행의 수익을 올릴 계획입니다.
-새해의 화두는 무엇인가요. 올 한해 가장 중점을 둘 과제와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은행권 4강 체제 재편으로 리더십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여신 등 잠재적 부실요인들로 인한 충당금 부담도 은행경영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엔 무엇보다 영업력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경쟁은행들과 비교했을 때 국민은행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요.
▶은행권이 4강 체제로 재편된 만큼 명확히 어느 은행이 국민은행의 경쟁은행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만 주요 시중은행과 비교해 봤을 때 국민은행은 소매금융분야에서는 시장리더십이 있지만 외환과 기업금융,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좀 더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독자들의 PICK!
-국민은행만의 차별화 전략이 따로 있나요.
▶고객의 금융니즈(Needs)가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고객들은 영업점에 오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를 보죠. 차별화라기보다는 고객 트렌드가 바뀌는 것에 따라 신속하게 전략을 세워 나갈 생각입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대처방안은 준비하고 계신가요.
▶금융은 그런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전산망 백업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비상시에 은행이 어떻게 조치를 할 것인지 상황별로 대비책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해외시장 확대 등을 위해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없나요.
▶국내 금융시장은 성숙단계를 지나 과열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에 와 있습니다.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지속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이머징 마켓을 주요 진출지역으로 선정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우수한 상품, 서비스, 리스크관리 등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선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취임한 지 이제 6개월이 지나셨습니다. 소회가 궁금합니다.
▶취임한지 얼마 안됐지만 참 많은 일들을 하면서 큰 강을 건너고 높은 산을 넘어온 기분입니다. 조직개편과 인력구조개선을 큰 잡음 없이 추진해 본격적인 영업력 집중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측면에서 KB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기업고객 유치 등을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현장을 누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고객 유치는 지난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취임 후 수많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그 성과는 올해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거래고객이 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럴수록 더욱 지속적으로 고객과 만나고 그 분들의 요구를 들어볼 예정입니다.
-영업을 강조하시는데 현장에서는 일이 많아져 불만도 제법 나올 것 같습니다.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통해 사기를 끌어올리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인간은 본인도 모르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유능한 CEO는 조직원들의 잠재돼 있는 능력을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듯이 무한대로 뽑아내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행 내부의 변화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에 좀 더 주력할 계획이신가요.
▶정말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입니다. 지난해에 전반적인 제도와 불합리한 관행 등을 모두 손 봤습니다. 본격적으로 영업에 매진할 수 있는 준비를 끝냈습니다. 중요한 부분이 효율적인 사람 관리인데 그동안 관리가 잘 안됐던 것이 사실입니다. 항아리형 인적구조는 승진을 지연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면서 결과적으로 영업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적정인원을 관리하는 작업을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겁니다.
-취임하실 당시 리스크관리 강화, 성과중심 문화 확립 등을 강조하셨는데 이와 관련한 올해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올 한해 경영실적이 상대적으로 초라해진 가장 큰 이유는 기업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누적된 충담금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수익을 확대하더라도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게 허사가 됩니다. 올해부터는 과거와 달리 영업현장을 통한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입니다. 성과에 대한 명확한 보상체계 시스템을 정착시켜 모든 직원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인 동기부여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입니다.
-행장님의 경영철학을 말씀해 주세요.
▶무엇보다 은행원으로 시작한 만큼 현장을 중시하고 직원과의 소통을 우선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행경영은 팀워크가 가장 중요합니다. 또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더 많이 기울이고 은행의 발전을 위해 함께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영적 성공 외에 개인적으로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올 한해는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한 일대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은행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KB의 자랑스런 역사를 지속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소망은 잠시 접어두고 은행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저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입니다.
-새해에 고객들에게 해 드리고 싶은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신묘년은 토끼의 해입니다. 토끼는 예로부터 성장과 풍요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올 한해 고객여러분들 모두가 소망하시는 뜻을 이루어 개인적인 성장과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시기가 되길 바랍니다.
-임직원과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씀이 있다면...
▶타이거우즈가 왜 세계적인 선수가 됐는지 아십니까. 매번 샷을 할 때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결국 최고로 가는 길목에 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국민은행을 거래하는 2600만 고객을 위해 황소걸음으로 뚜벅뚜벅 갈 길을 가겠습니다.
- 오랜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