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은행 어디로 가나]<하-2>국책은행 민영화, 정부 방침은 정해졌지만...
"산업은행 민영화는 우리금융 민영화보다 어려운 숙제입니다. 어떤 대안이 있는지 산은에 요구했고, 필요하다면 TF(태스크포스)팀 만들어 대안을 모색할 겁니다. 기업은행은 (민영화보다) 중소기업 지원 역할이 중요합니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말 '2010년 마지막 정례브리핑'에서 한 말이다. 정부의 올해 '국책은행 민영화' 정책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산은 민영화는 진 전 위원장 말대로 어려운 문제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때부터 논의됐지만, 2009년 하반기 지주사 전환 이후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기업은행은 지주사 전환이 우선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산은 민영화, 체질개선이 우선"=정책금융공사는 늦어도 2014년부터 산업은행 지문을 팔기 시작해야한다. 산업은행이 산은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될 때 마련된 산업은행법에 의해서다. 본격적인 민영화를 시작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는 산은의 체질 개선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그동안 산은 민영화의 걸림돌로 △예수금 기반 취약 △위험자산 다량 보유 △NIM(순이자마진) 저조 등을 지적해왔다.
이와 관련 산은은 종합금융그룹의 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산과 재무 구조를 바꿔 상업적인 금융회사의 기틀을 만들고 민영화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산은은 이를 위해 부실자산비율을 지난해 9월 말 4.17%에서 연말 2% 내외로 떨어뜨렸다. 충당금적립 비율도 같은 기간 63%에서 120%로 높였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연말에 15% 내외를 기록했다. 수익성도 높였다는 분석이다. NIM은 2009년 말 0.7%포인트에서 작년 말 1.5%포인트로 개선했고 경상이익도 매년 1조원 이상으로 재무구조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신기반이 문제다. 수신기반 없는 현 상태에서 민간 금융회사로의 변신은 요원한 꿈일 뿐이다. 산은이 올해 목표를 수신기반 확대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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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이 포함됐다. 아시아 시장에서 영업기반 확보를 위해 소매금융 기반 금융회사를 M&A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PF(프로젝트파이낸스)와 기업구조조정, 기업금융, 파생 등의 분야에서 전략적 특화를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민영화의 기본원칙은 재무·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매각가치 극대화, 정부 지배주주 지위의 민간 이양,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부합하는 매각방식을 고려하는 것"이라며 "상장을 비롯해 민영화의 구체적 방법과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하며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 우선=기업은행은 캐피탈과 증권, 보험, 자산운용, 신용정보 등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면모를 갖췄다. 민영화를 위한 지주사 전환 기반은 마련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은행 민영화에 회의적이다. 기업은행 빼고는 중소기업 금융 지원을 제대로 수행할 금융회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은행이 지주사 전환과 민영화를 본격 추진한다면 수익성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을 줄일 공산이 크다는 것. 정부가 기업은행 민영화를 산은보다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큰 이유다.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은행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따라서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면서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조준희 행장은 "기업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민영화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부를 비롯해 국회와 조율을 해 가며 추진해야 할 문제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