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금융당국이 속도전에 나섰다.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대응 측면에서다. 정상화될 기미가 없는 회사를 마냥 기다려줄 수 없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임시회의를 열어 서울 소재 삼화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경영개선명령(영업정지 6개월)을 내렸다.
삼화저축은행은 오는 7월13일까지 6개월간 만기도래 어음과 대출의 만기연장 등을 제외한 영업을 할 수 없다.
자산 총액 1조3903억원, 업계 21위인 저축은행의 문을 닫은 것이다.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것은 지난해 1월 전북 전일상호저축은행 이후 1년만이다.
그렇다고 그 사이 저축은행 상황이 괜찮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악화됐다. 삼화저축은행의 부실이 확인된 것만 해도 지난해 7월. 삼화저축은행은 유상증자와 인수합병(M&A) 등으로 정상화하겠다며 시간을 벌었다.
금융당국도 일단 회사의 요구를 들어줬다. 하지만 반년 동안 성과는 없었다. 6개월 이상 불길을 잡지 못한 채 불이 꺼질지 지켜만 본 셈이다. 결국 금융당국이 소방수가 됐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6개월 이상 늦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국의 역할은 칼잡이가 아니라 소방수"라고 했다.
다만 이를 두고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해선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검사 → 부실 확인 → 퇴출'의 상시 시스템에 따른 것일 뿐 연쇄 퇴출을 예고한 것은 아니란 얘기다.
자칫 '저축은행발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대신 '속도'를 강조했다.
그만큼 늦었고 급한 현안이란 얘기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속도를 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게 당국의 구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속도전은 삼화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뿐 아니라 매각 절차를 동시에 진행키로 한 데서도 확인된다. 기존 대주주는 믿지 못하니 팔아버리는 작업도 병행해 '속도'를 내는 흐름이다. 전문가 등을 동원해 내부적으로 연구 작업도 충실히 진행했다고 한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회심의 카드인데 자신감도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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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단기간 내에 처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빨리 추진하려는 게 이번 처리 방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근저엔 저축은행 대주주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거 기존 대주주에 대해 증자 명령을 내렸던 사례를 검토해봤는데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간 동안 회사 부실만 더 키웠고 결국 예금보험공사 부담으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밝힌 대로면 매각 절차는 1개월 내에 끝난다. 입찰공고와 예비 입찰에 1주일, 매수자 재산실사와 입찰이 3주일이다. 다음달이면 인수자가 선정되는 일정이다.
계약이전 등 절차까지 하면 3월 하순에 새 주인이 영업을 할 수 있다. 일단 인수 후보군은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지주회사다. 금융당국도 내심 바라는 바다. 반면 저축은행이 인수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선 시큰둥한 눈치다. 인수한 저축은행마저 부실화되는 사례가 적잖았다는 학습 효과 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개 경쟁 입찰이니까 누가 참여할지 모른다"면서 "그래도 금융지주회사가 참여하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