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손' 라응찬의 막판 승부수

'숨은 손' 라응찬의 막판 승부수

박재범 기자, 김지민, 김한솔
2011.02.08 17:40

신한회장 후보 류시열 갑자기 고사... 투표권 1개 늘리기 노림수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밀던 류시열 회장 대행이 차기 회장 후보를 고사했다. 8일 열린 신한금융 특별위원회에서다.

강력한 후보 한 명이 사라졌지만 판세를 가늠하기는 이르다. 금융권 안팎에선 '보이지 않는 손의 승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라 전 회장이 '류시열' 카드를 접고 제2의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류시열 카드를 접으면서 특위 내 투표권 하나를 살려낼 수 있게 됐다. 류시열 회장 대행은 자신이 후보로 나서면서 투표권도 행사한다는 모순에 빠져 논란을 빚었다.

이에 따라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은 4명으로 압축됐다.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한동우 전 신한생명 사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등이다. 성향으로도 라응찬 전 명예회장과 가까운 인사와 그렇지 않은 인사가 2명씩 안배된 셈이다.

한 의장은 재일교포 주주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신한사태를 계기로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 크게 실망해 대안을 찾고 있다. 국회의장을 지낸 김수한 한일친선협회중앙회장이 교포주주들과 다리를 놔줬다고 한다.

최 전 사장은 라 전 회장에게 해고를 당한 바 있어 라 회장과 불편한 사이다. 최 전 사장은 한때 라 전 회장의 오른 팔로 불리다가 돌연 회사를 떠났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류 대행이 후보가 되면 자신에게 투표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그 경우 표 대결을 자신할 수 없는 구도였다"며 "하지만 승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판을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류시열 카드로 승부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새 구도를 짠 셈이다.

류 대행의 후보 고사로 그의 투표권이 살아나면서 국내 사외이사와 재일교포 사외이사간 4대4 구도가 성립됐다.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BNP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4대4로 무승부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승부를 이사회로 끌고 가 이사회에서 최종 승부를 하자는 게 라 전 회장측이 바라는 구도다. 이사회로 가게 되면 라 전 회장과 이백순 전 행장, 신상훈 전 사장 등이 투표에 참여하게 돼 라 전 회장측이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싸늘하다.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당국은 말을 아끼면서도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류 대행이 고사했다지만 지난번 경고할 때 상황과 지금 상황의 본질은 똑같은 것 아니냐"는 게 당국의 인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빨리 조율해 회장을 추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신한 사태의 책임자들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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