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주식 보유한 캐스팅보트 보험사

버핏 주식 보유한 캐스팅보트 보험사

배성민 기자
2011.03.07 15:27

그린손보,동원수산 표대결서 역할..시가총액 2.5배 유가증권 투자

'캐스팅보트, 보험사 같지 않은 보험사, 투자대가 워런 버핏에 대한 오마주(존경의 표시)'.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는 이 세가지는 모두그린손해보험과 관련이 있다.

가족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동원수산(5,880원 ▼10 -0.17%)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일 조짐인데, 현 대표이사와 어머니는 상대의 움직임도 살펴야 하지만 빠뜨리지 않아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원수산 9.9%를 갖고 있는 그린손보다.

현재 어머니쪽 지분은 4.18%(12만8000주)로 현 대표(왕기철 대표) 지분(0.50%, 1만5200주)보다 많다. 왕 대표측은 기관투자자 등 우호지분이 25%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고, 병상에 있는 아버지의 지분도 17.3%다. 이런 상황에서 지분 10%에 육박하는 그린손보의 표심은 캐스팅 보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경영권 대결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달 하순부터인데, 그린손보는 지난해 말 이후 주식을 5%대로 줄였다 다시 8%대까지 늘린 상태다.

길목을 지켰다는 것은 이런 상황에 꼭 맞는다. 그린손보는 이전에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제일화재(현 한화손보) 등 몇몇 보험사가 인수·합병(M&A) 시비에 휘말렸을 때도 지분 보유 사실을 공시하기도 했다.

그린손보는 투자대상을 물색하는데 보수적인 보험사로서는 이례적일 정도로 왕성한 유가증권 투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여개 기업과 몇몇 투자조합 등에 출자하고 있고 그 장부가액만도 2738억원(작년 말 기준)에 달한다. 그린손보의 7일 현재 시가총액은 1067억원이다.

채권 보유 위주에 부동산 등 대체투자를 가미하는 타 보험사의 자산운용과 뚜렷한 차이가 있다 보니 독립적인 회계 평가를 해 달라는 목소리도 낸다. 실제로 이영두 그린손보 회장(왼쪽 사진)은 지난해 5월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은 투자이익(실현이익)과 유가증권 보유에 따른 평가익으로 구분되는데 현재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투자이익만 기재할 수 있어 적자"라며 "평가익을 따지면 흑자"라는 서한을 주주들에게 띄우기도 했다.

그린손보는 2009회계년도(2009년4월 ~ 2010년3월) 기준으로 76억여원의 손실이 났다고 공시한 상태여서 주식 등 평가익 215억원을 더하면 130억원대 흑자라는 얘기다.

회사 나름의 리스크 관리가 수반되지만 유가증권 투자가 위주다 보니 보험사로서의 차별화를 넘어선 만큼 투자회사로의 업종 전환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다른 손해보험사들과 똑같은 전략으로 업계 최하위로 남기보다는 계산된 위험을 찾는 차별화된 전략을 찾아나설 것"이라며 "저리의 자금을 조달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국내 최고의 손보사가 되겠다”는 포부로 답하고 있다. 이 회장은 단자회사(투자금융사), 증권사 등을 거친 경력을 갖고 있고 2004년부터 그린손보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그린손보의 투자종목 중에는 워런 버핏의 회사인 버크셔 헤셔웨이 1주(2007년 7월 취득)도 있다. 오마하의 현인 버핏과 그의 회사처럼 최고의 투자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다짐도 담겨있다는 게 회사쪽 설명이다.

그린손보는 동원수산 관련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는 "기업가치를 높여주는 쪽으로 표결할 예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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