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사태가 여신금지 되살렸다?

저축銀 사태가 여신금지 되살렸다?

박재범 기자, 박종진
2011.07.11 05:33

'여신 금지 업종'의 부활은 이미 예견됐던 바다.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의 의지와 시중은행의 실리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한다.

'관치' '규제 신설' 등의 오해를 피하려 '자율 규제'를 택했지만 실제 그림은 금융당국 머리에서 출발했다.

무엇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의지가 강했다. 지난 4월 첫 간담회에서 "과거 은행 여신금지 업종 폐지 후 부동산처럼 규제가 풀린 업종에 대출이 급증했다"고 지적한 게 신호탄이 됐다. '규제 완화'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은 사례가 바로 '여신 금지 업종' 폐지라는 게 권 원장의 판단이었다.

이는 저축은행 문제와도 연계된다. 규제가 풀리면서 은행들이 이들 업종에 대한 대출에 집중, 저축은행의 먹거리를 빼앗았다는 얘기다. 부동산업이나 대형 식당, 콘도업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는 사이 저축은행은 먹거리를 찾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결과는 '부실'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신 금지 업종 규제 폐지 후 은행의 여신이 부동산 등 특정 업종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규제 폐지가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에 영향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엔 규제 완화가 저축은행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진 않았을 것"이라며 "은행의 쏠림 현상이 부작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신금지업종 부활'과 저축은행 문제를 별개로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구상을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26일. 권 원장은 시중은행장과 간담회 자리에서 이 문제를 꺼내들었다.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여신 우대 조치를 비판한 것도 이 때다. 금감원과 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고 기업 여신 관행 개선 프로그램을 내놓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업종에 자금을 대고 이윤을 남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제한업종 선별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세심한 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도 호응했다. 사회적 풍속에 비춰 불건전하다고 판단되는 특정 업종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문제를 떠나 사회적 평판을 고려하더라도 불건전업종에 대한 대출을 자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실리도 작용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이른바 불건전업종에 대한 은행권의 여신은 6800억원 정도. 전체 여신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리스크 관리가 힘든데 반해 실제 이득은 별로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이미 은행별로 불건전업종에 대한 대출을 엄격히 하고 있다"며 "(은행) 이미지를 고려해 자율적으로 제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업종의 반발을 넘을 수 있을지가 변수다. 금융당국이 감독규정 대신 은행 자체 규정으로 규제를 하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부 외국계 은행은 이미 시행 중인 만큼 이를 확산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금융권 인사는 "획일적 금지가 아니라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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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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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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