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분 나쁜 건 나를 보험사기꾼 취급한다는 거죠."
카드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지인이 최근 목발을 짚고 나타나 보험사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의 불만은 이렇다. 우선 보험금을 받으려고 전화했더니 담당자가 바뀌었다. 보험 판매만 하고 사후처리는 알아서 하라는 건가 싶어 기분이 상했다.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찾아온 손해사정인은 보험사 직원이 아니었다고 그는 혀를 찼다. 용역업체의 직원이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얼마나 피해가 있었는지 살피고 합리적인 보험금을 주려는 게 아니라 보험사기꾼이 아닌지 살피러 나온 것 같았다며 그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손해사정인이 다녀간 이후에는 연락도 없고 보험금 지급도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 판매 직원과 사후 처리 직원이 다르다 해도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은 약관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손해사정 역시 일손이 부족한 경우 손해사정 법인을 이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소비자가 불만이 있는 경우 직접 손해사정인을 고용해 보험사에 대응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소비자와 보험사 입장의 간극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아시아나 화물기 조종사의 보험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보험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결코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보험업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생·손보협회가 2일 공동으로 '보험회사 사회적 책임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도 이러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다만 '보여주기'식으로 흘러가는 것은 곤란하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잘 파악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
보험업계가 원하는 '신뢰'를 얻으려면 소비자가 필요한 것을 실제로 줄 수 있어야 한다. 약관에 따른 보험금 지급만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보험사기는 잘 가려내야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대부분의 소비자가 보험을 들기 잘 했다는 안심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