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축銀 고객예금자의 '합리적'선택

[기자수첩]저축銀 고객예금자의 '합리적'선택

박재범 기자
2011.09.01 15:53

폭풍전야. 저축은행 업계의 현재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진단 성적표를 받아든 저축은행은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서를 내야 한다.

합격을 못 받으면 퇴출이다. 합격을 받더라도 제 살을 깎을 만큼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 이렇다보니 곳곳에서 숨죽인 채 살 길을 찾느라 고요하다.

노심초사. 금융당국의 현재다. 경영진단 성적표를 토대로 구조조정을 착수해야 하는 데 고민이 많다.

무엇보다 시장 혼란이 걱정이다. 아직 채점도 끝나지 않았는데 합격·불합격 대상이 소문으로 떠도니 속이 탄다. 내부 입단속은 물론 언론을 상대로도 '협조'를 구하느라 바쁘다. 그러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으로 정상 저축은행까지 쓰러질 지 마음을 졸인다.

좌불안석. 저축은행 고객의 현재다. 자신들의 소중한 돈이 맡겨진 곳이기에 저축은행 뉴스만 나오면 촉각을 곤두세운다. 어찌할지 이곳저곳에 묻는다. 돌아오는 답은 "5000만원 이하 예금은 모두 보장된다"는 것. 금융당국도 수차례 강조한 내용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물론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까지는 극히 '상식'적이다. 헌데 '폭풍전야' '노심초사' '좌불안석'의 분위기와 배치되는 현상도 있다. 5000만원이 넘는 예금 문제다.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8월말 현재 5000만원 이상의 개인 예금 총액이 2조원이 넘는다. 언론에서 저축은행 구조조정 얘기가 나와도 별 움직임이 없단다. '천하태평'이다. 혹여 저축은행이 문을 닫게 되면 고스란히 날릴 돈인데도 말이다.

당국의 약속은 '5000만원 이하 예금 보장'이다. 그 이상은 예금주의 책임이란 얘기다. 이러다 우려가 현실이 된 뒤 고액 예금을 보상해 달라고 소리쳐봤자 소용없다. 뱅크런을 부추기는 게 아니다. 합리적 선택을 권하는 거다. 물론 5000만원 기준에 따라 합리적 선택도 달라진다. 5000만원 이하 예금주의 비합리적 선택이 뱅크런을 낳는다면 5000만원 이상 예금주의 비합리적 선택은 부작용과 후유증을 키운다.

당국의 의지나 돈, 업계의 자구 노력만으로 구조조정이 끝나는 게 아니다. 폭풍전야 속 예금주의 합리적 선택도 동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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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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