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러시앤캐시, 금감원 '킬러 본능' 살아났나

'날벼락' 러시앤캐시, 금감원 '킬러 본능' 살아났나

오상헌 기자, 박종진
2011.11.07 16:43

금융당국, 서민금융 바로잡기 사활… 저축銀 구조조정 이어 대부업까지 "예외없다"

"은행·카드·증권·보험업계 수수료 인하에 이어 대부업계의 불법 고금리 이자 수취 엄단까지."

'서민금융'을 화두로 잡은 금융당국이 사실상 전 금융업종의 불합리한 관행과 위법 행태를 바로잡는데 '올인'하고 있다. 성역도 예외도 없다.

이번에는 국내 대부업계의 상징과 같은 러시앤캐시와 산와대부가 걸려들었다.

금융권에선 초유의 대부업체 영업정지 위기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서민금융 구조개선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국은 '존재의 이유'를 서민금융을 건실히 뒷받침하는데서 찾는 모양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의 최고이자율 위반은 지난 9월 초부터 진행된 금융감독원의 '테마검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이번 검사는 지난해 7월에 이어 지난 6월 대부업계 최고이자율이 44%에서 39%로 다시 인하된 이후 서민들의 실제 이자부담 경감 여부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다. 애초 타깃은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이자'에만 정조준 돼 있었다.

초기 검사 대상은 중소형 대부업체들이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ANP파이낸셜대부) 계열사인 미즈사랑이 만기가 된 한도거래 대출에 종전 이자율을 적용해 이자를 더 받은 사실을 발견했다.

대출만기 한 달 전에 대출계약 자동연장 여부를 문자메시지 서비스(SMS) 등으로 사전 통지하도록 한 약관도 위반한 사례를 적발했다.

위법유형을 포착한 금감원은 검사 대상을 러시앤캐시 계열사 등 대형 11개사로 확대했다. 그러자 알음알음 민원이 들어왔다. 대형 대부업체들이 최고이자율보다 높은 이자를 챙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확대 검사 결과는 놀라웠다. 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와 계열사인 원캐싱, 업계 2위인 산와대부의 불법 이자 수취가 추가로 드러났다.

금감원 관계자들도 등록된 대형 대부업체의 불법적 이자 챙기기가 적발된 사례는 처음이라 당혹스러웠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비싼 이자를 물어야 하는 서민들을 생각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모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법정 이자상한선을 위반한 이자수취는 영업정지 대상"이라며 "대부업체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면 저신용 서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지만 불법을 뿌리 뽑는 게 장기적으로 서민금융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16개나 문을 닫게 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이어 서민금융 전담기관들의 고질적 병폐를 수술하는 작업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의 유럽 발 금융 불안이 내년부터 몰고 올 실물위기에 대비해 서민금융 기반을 선제적으로 정비하자는 의도도 깔렸다.

아울러 금감원의 '킬러 본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 초 불거진 비리사태로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검사와 감독이라는 본연의 역할 회복으로 쇄신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한 일선 간부는 "당국이 무능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현장검사 하나하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