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맙습니다. 진짜 열심히 일해서 꼭 갚겠습니다."
지난 2008년 12월. 40대 아주머니가 미소금융 지점을 방문한 진동수 전 위원장에게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 아주머니는 자신을 신용 불량자라고 소개했다. "미소금융의 지원으로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됐어요." 그녀의 목은 매여 있었지만 눈엔 희망이 담겼다.
그런 미소금융 사업이 비리로 얼룩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뒷돈이 오갔고 사업자로 선정된 대표는 대출금의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민들의 재활에 발 벗고 나서야 할 사람이 서민을 위한 쌈짓돈을 가로챈 것이다.
이번 사건이 일부 개인의 비리에 불과한 지, 더 많은 사람들이 비리에 연루됐는지는 검찰의 수사를 기다려봐야 한다. 금융당국도 특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혹여 미소금융 사업이 중단되거나 위축돼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최근 금융권에 불기 시작한 '따뜻한 금융' '친서민 금융' 흐름까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올들어 9월 말까지 미소금융으로 대출된 금액만 3만6000명, 2200억원에 이른다. 미소금융재단의 한 운영기관인 기업은행은 올해 책정된 대출 자금을 이미 소진했다. 내년에 집행할 자금을 당겨서 대출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다. 미소금융을 바라보며 희망을 찾는 이들만 수만명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에는 '따뜻한 금융'이라는 것이 뭔지, 왜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지 등에 의구심이 들었지만, 지금은 사랑받는 금융회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깨닫게 됐다"고.
금융회사들 스스로가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움직임이 멈춘다면 서민들의 재활의 기회는 그만큼 줄어든다.
잘잘못은 분명히 하되 작은 비리 하나로 저소득층이 꿈꾸는 '미소'가, 금융회사가 만들 려는 '따뜻한' 금융마저 사려져서는 안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