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해줬다가 연체가 발생하면 카드사에도 책임이 있죠."
카드업계 관계자 이모씨는 본인과 남동생의 과거 경험담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대학교 3학년 시절 신용카드를 썼다가 70만원을 갚지 못해 2년 동안 연체자가 됐고, 동생은 보충역(방위) 근무를 할 때 신용카드로 800만원을 쓰는 바람에 이씨가 대신 갚아줘야 했다.
홍보대행사의 김모 과장도 총각시절에 카드를 잘못 사용했다가 결혼 직전에 겨우 카드빚을 갚은 기억이 있다. 모은행 카드를 썼는데 은행은 김과장에게 월 신용한도를 1500만원까지 높여줬다. 이는 급여의 7배. 한도를 다 쓸 경우 월급여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연체가 되자 은행은 한도를 줄이기보다 리볼빙서비스(다달이 갚는 방식)를 권하는 등 수익사업에만 관심을 높였다. 김 과장은 리볼빙 서비스로 카드빚을 늘려갔다. 카드빚은 1년만에 2000만원에 육박했다.
금융계에 따르면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신용카드(현금서비스)→카드론, 저축은행 대출→상환대출, 대부업체 대출로 이어지는 돌려막기가 성행하고 있다.
무분별한 신용카드의 발급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지도 못한 대학생들을 빚쟁이로, 신용불량자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회 초년시절에는 경제관념이 없고, 돈 쓰는 재미에 푹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정한 소득이 없는 경우 신용한도를 크게 부여해서는 안된다.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카드를 발급했다면 금융사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 금융 관계자의 지적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여론에 밀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자에 대해 최대 40%까지 감면해주기로 결정했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도 강화했다.
대학생에 대한 카드 발급도 마찬가지 아닐까. 보이스피싱 피해처럼 대학생들의 연체에 대해 카드사가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한다면 카드사들은 시스템부터 바꿀 것이다.
이익 추구에 앞서 예측 가능한 금융피해나 사회적 고통은 금융사들이 먼저 방어 운영을 할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