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이번주 금호산업 유증 결의 추진..금호타이어도 박삼구 회장 1100억 유증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금호산업(5,350원 ▲60 +1.13%)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박 회장의 유증 참여 가격은 시가에 20% 할증된 수준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박 회장은 아울러 1100억원 규모의금호타이어(6,190원 ▼30 -0.48%)유증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금호산업 유증 후 박 회장의 지분율(10일 종가 7790원 기준)은 17.5% 수준으로 올라선다. 단일주주로는 최대주주다. 워크아웃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박 회장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을 지배하는 그룹의 오너로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번 주 중 회의를 열어 박 회장을 대상으로 한 금호산업 제3자배정 유증과 관련해 세부안건을 확정하고 채권 금융회사 결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채권단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세후 매각대금 3500억여 원(세전 4059억원)의 일부인 2200억원을 금호산업 유증에 투입한다. 쟁점이 됐던 신주 발행 가격은 시가에 20% 가량 할증된 수준이 검토되고 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시가에 프리미엄 일부를 지급하는 선에서 유증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달해 어렵게 설득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평균 주당 2만2500원에 지분을 보유 중인 FI들은 최대한 많은 가격을 받으려고 했지만 시가가 7000원대에 불과하단 점을 박 회장측이 설득해 20% 가량 프리미엄을 붙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유증과 함께 금호석화 지분 매각대금 일부인 1100억원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유증을 통해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해 11월 말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보유 중이던 금호석유화학 지분 10.45%를 매각해 3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중 2200억원을 투입하면 박 회장의 금호산업 지분율은 17.5%가 된다. 90%에 육박하던 채권단의 지분율은 70%대로 떨어진다. 아시아나항공도 금호산업이 최대주주여서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 대한 실질적 오너십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다만 유증 후 곧바로 박 회장이 오너 경영인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출자전환 주식을 보유한 채권단의 지분율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유증을 해도 박 회장은 한 사람의 주주일 뿐"이라며 "워크아웃 졸업을 전후해 채권단이 경영권 매각을 할 때 출자전환 지분을 다시 사가야 실질적 오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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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유증과 별도로 출자전환과 긴급운영자금 지원도 추진한다. 금호산업의 일시적 유동성 부족 상황을 해소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들이다.
출자전환 대상 채권은 3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출자전환 대상 채권 중 몇 %를 출자전환할 지가 관건"이라며 "채권은행간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세부적인 논의를 거친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도 지원된다. 금호산업은 현재 일시적 자금 미스매칭(불일치)으로 1월 임금이 체불되고 공사대금과 금융비용 2000억원 가량이 부족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금 지원 규모는 금호산업 자금 상황을 토대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10일 회의에서 회계법인의 금호산업 실사 결과를 공유하고 금호산업 지원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실사 결과 금호산업의 재무 상태가 예상보다 훨씬 안 좋다"며 "우선 긴급자금을 지원한 후 박 회장이 유증에 참여하고 채권단도 채권 일부를 출자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