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D가 왜 굳이 거기 갔을까

[기자수첩]SD가 왜 굳이 거기 갔을까

박종진 기자
2012.02.21 17:34

#"도대체 SD(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별칭)가 왜 거기 간 건가요"

최근 금융계 관계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들었다. 지난 17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이 외환은행 독립경영에 합의하고 합의문을 발표하는 자리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참석한 이유가 궁금하다는 얘기다.

이날은 노사가 공식 합의하고 일종의 세리머니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김 위원장은 추경호 부위원장까지 대동하고 참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첨예한 갈등을 빚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 짓는 순간 인만큼 정부가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사로부터 원만한 합의사항 이행을 다짐받기 위해서란 이유도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계 안팎에서는 의아해한다. 노사가 주인공인 자리에 장·차관이 보란 듯 중간에 끼여 기념사진을 찍는 게 모양새가 영 어색하다는 평이다.

김석동 위원장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처리하면서 늘 "법과 원칙대로"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법대로 하면 될 일을 굳이 나서 '보여주기'할 필요가 있었는지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발언을 두고 원칙이 없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온다. 카드 수수료를 대하는 태도와 다르다는 지적이다.

물론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자동차 보험료는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방향만 얘기한 것이고, 카드 수수료는 구체적 요율까지 정해야 하는 문제여서 근본적으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이 시점에서 보험료 인하를 새삼 압박할 필요는 없었을지 모른다. 이미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업계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만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이 출중한 능력을 갖춘 금융당국 수장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나라에 제대로 된 금융시스템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충정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기에 이 같은 구설수가 나올 때마다 안타깝다.

어쩌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괜한 오해를 낳는 법이다. 벌써 지난해 몇 차례 설화(舌禍)를 겪지 않았나. 억측과 음모론을 즐기는 호사가들의 입방아 탓으로 돌리기 전에 스스로 보다 신중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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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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