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국소비자원에 신청하려다 말았는데···."
근저당 설정비와 관련해 한 시중은행원이 한 말이다. 근저당 설정비 반환신청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은행원 신분으로 차마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소비자원이 지원하는 소송에서 주택담보대출 고객들이 승소할 경우 환급 집단소송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접수를 마감한 근저당 설정비 반환 집단소송에 참여한 주택담보대출자는 4만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청자 가운데 2건 이상 대출을 받은 사람도 있어 대출 건수로는 5만여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고객들이 부담해 온 근저당 설정비는 대출 1억원당 60만원 안팎이다.
은행권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근저당권 설정비 반환청구소송 관련 오해와 진실'이라는 자료를 냈다. 당연히 승소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론이 심상치 않아 소송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은행들은 고객이 대출을 받을 때 설정비 부담을 스스로 선택한 만큼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담보대출을 받을 때 수익자는 고객이므로 수익자 비용 부담의 원칙에 따라 고객이 설정비를 부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러한 은행권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출을 받기도 어렵지만 대출을 받았다고 해도 대출이자를 부담하기 때문에 수익자라는 표현이 와 닿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대출이자로 수익을 창출하는 은행이 수익자라는 게 일반인의 생각이다. 은행원조차 마음은 이미 근저당 설정비 반환 대열에 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반면 은행권은 고객의 자산 보호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은행 피싱사이트로 신고된 건수는 142건으로 전월대비 9배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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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행들은 해외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은행 홈페이지에 이를 공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공익광고 등을 통해 피싱사이트 수법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객을 보호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