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금융강국코리아]<3>IBK기업은행 도쿄지점의 박인재 대리

기업은행(21,500원 ▲150 +0.7%)입행 5년차인 박인재 대리가 지난해 6월 도쿄 주재원으로 발령났다. 업계에서도 전례 없는 파격적인 인사였다. 과·차장급의 쟁쟁한 선배들을 앞지른 박 대리에게 무슨 ‘백’(배경)이 있었을까.
일본 도쿄에서 만난 박인재 대리(32·사진)는 "('백'은) 하나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다만 기회가 좋았단다. 기업은행이 전략적으로 대리급을 선발하기로 한 데다 요즘 일본어가 비인기 언어여서 경쟁도 상대적으로 약했다.
대학 때부터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일본 현지에서 신문을 돌리며 어학공부를 했을 정도로 일본에 대한 애정과 적극성이 남달랐던 것도 그를 일찍 도쿄 주재원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됐다.
특히 입행 후 안산 시화공단 영업점에서 5년간 여신·외환업무를 담당했던 것이 국외점포 인력 풀(Pool) 선발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기업은행은 국외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풀을 운용하고 있다. 입행 후 실근무기간 3년 이상 직원 중 여신·외환업무를 2년 이상 근무하고 어학전공 및 현지 체류경험이 있는 직원을 우대해 선발하고 있다.

그는 한마디로 준비된 인재였던 셈이다. 박 대리는 바로 기업은행의 젊은 글로벌 인재 육성 시범 대상 1호 중 한명으로 선발됐다.
"업계에서도 책임자급이 아닌 5년차가 주재원이 된 것은 처음이니까 잘 하지 못하면 대리급으로 가는 건 제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부담되죠.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어를 배우기 위해 신문배달을 하며 온몸으로 부딪혔던 박 대리도 주재원으로서 도쿄에 발을 처음 내딛을 때는 내심 겁이 났다. '잘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한국에서 쌓은 여신·외환업무 경력이 도쿄에서도 통했다. 지금은 글로벌 감각이 많이 체화돼 자신감도 커졌다.
기업은행도 젊은 해외인력 육성 전략의 첫 사례가 성공적이라는 중간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선 젊은 인재가 어학이나 문화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어 현지인과 쉽게 융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 그동안 한국 책임자들과 현지 책임자들 사이의 갈등이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는 중간역할도 해주고 있다는 말이다.

한국에서 파견 나온 젊은 직원이 현지 직원들과 같은 업무를 하는 것도 현지 직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언어 면에서 불리한 조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근무하면서 경쟁 심리를 유발시키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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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주재원 생활을 벌써 1년정도 지낸 박 대리도 입행 4~5년차가 첫 주재원 근무시기로 가장 적당한 때라고 말한다.
"일이 익숙해지면서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생기는 시기가 4~5년차 때인 것 같아요. 조직과 개인 모두를 위해 열심히 일할 시기죠. 또 아무래도 나이 들어서보다는 젊을 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언어나 문화를 흡수하는데 쉽기 때문에 4~5년차가 가장 적당한 때인 것 같습니다."
그는 이어 대리급이 주재원으로 나갈 때는 유창한 언어보다도 해당지역 특성을 고려한 업무교육이 선행되는 것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