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제휴 신용카드 '남발'…꼼수까지 등장

보험 제휴 신용카드 '남발'…꼼수까지 등장

정현수 기자
2012.06.09 05:35

카드 연회비에 상응하는 사은품 제공…치열해진 경쟁 탓에 편법까지 동원

기존 자동차보험 만기가 끝난 박성모(33·가명)씨는 최근 3곳의 보험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보험사를 바꾸라는 권유였다. 이 중 두 곳은 제휴카드를 발급할 경우 3만원의 보험료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사실도 전했다. 박 씨는 좀 더 조건이 좋았던 곳을 선택했다.

보험료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박 씨는 또 다른 제안을 받았다. 제휴카드 연회비를 대체할 수 있는 쿠폰을 발급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쿠폰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금융당국에서 주시하고 있는 신용카드 관련 과당 마케팅의 현장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 제휴카드들의 과도한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보험 제휴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카드사와 보험사들은 제휴카드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삼성카드는 오는 6월 30일까지 '삼성화재theS카앤모아카드'를 발급하면 1000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하나SK카드는 지난 2010년 말부터 '한화손해보험카드' 가입자에게 SK텔레콤 스마트폰 구입비 15만원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일시적인 혜택 외에 대다수 보험 제휴카드들이 내세우고 있는 혜택은 보험료 할인이다.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경우 이용실적에 따라 2~3만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통신 제휴카드들도 내세우고 있는 일반적인 혜택이다.

만만치 않은 혜택에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은 제휴카드를 잇따라 발급받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1회용 카드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일시납이 많다는 점에서 보험료 납입 후 바로 해지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꼼수도 등장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최근 한화손해보험카드를 발급하면서 일부 고객들에게 "연회비에 상응하는 쿠폰을 발송해주겠다"며 제휴카드 발급과 해지 자제를 권유하고 있다. 이후 실제로 5000원 주유 쿠폰을 발송했다.

상당수 카드사들이 이용실적을 기준으로 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확한 혜택 기준에 대한 설명 없이 연회비와 동일한 경품 지급을 대가로 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사실 이 쿠폰은 사용실적이 있어야 발행되는 것이었지만, 설명이 왜곡된 것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카드 발급을 대가로 연회비 10% 이상의 경품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카드의 연회비는 정확하게 5000원이다. 실제로 과거 몇몇 모집인이 이 규정을 어겨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일부 보험사들의 이 같은 행태는 신용카드 남발 방지와 함께 신용카드 모집질서 확립을 내세우고 있는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엇갈린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강력한 관리감독으로 카드 발급 마케팅이 소극적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무리한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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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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