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금융, 부동산과 헤어질 결심②


"부동산으로 돈 벌겠다는 은행에는 자본 부담을 대폭 늘려 스스로 부동산 금융을 포기하게 만들겠다."(금융당국 관계자)
정부가 주택담보대출로 '이자 장사' 하려는 은행의 자본부담을 대폭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대출 회수를 넘어 아예 '공급자' 스스로 주담대를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상응하는 부담을 키우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을 금융회사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셈이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외에도 기존의 고가 주택·고액 주담대 및 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지금보다 1.5배 이상 대폭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면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 금융회사 자본비율은 하락한다. 보통주 자본비율 13%를 넘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주주배당 확대 등에 발목이 잡힌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의 하한을 올해부터 15%에서 20%로 상향했다. 은행의 자본부담을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 규제 효과는 3월말 기준으로 사실상 '제로'(0) 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3월 은행 주담대가 2700억원 순감해서다. 기존 주담대 잔액이 아닌 신규 주담대에만 위험가중치를 상향했기 때문에 주담대를 늘리지 않은 은행의 부담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신규 뿐 아니라 기존 주담대에 대해서도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카드'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특히 고가 주택 주담대나 고액 주담대, 고DSR 대출을 '고위험 주담대'로 분류해 위험가중치를 올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고위험 주담대로 분류되면 위험가중치는 현행 20%에서 30~35%(표준기준)로 1.5배 가량 대폭 상향된다.
지난 2014년 도입된 고위험 주담대 규제는 △만기 일시상환 및 거치식 분할상환 △3건 이상의 다주택 △만기연장한 고위험주담대인 경우만 평균 대비 높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 다주택자 대출이 금지되고 30년 이상 원리금 분할상환 대출이 대부분인 현 시점에는 이 기준에 부합하는 대출을 거의 없다.
고액·고가 주택이 경우 경기 침체기에는 경매 낙찰가율이 대폭 하락하는 등 부도확률(PD) 및 부도시 손실률(LGD)이 높은데도 현재는 별도의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다. 연체율이 높은 고DSR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자본부담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논의된 가계대출 부문의 경기대응 완충자본 및 시스템리스크 완충자본 도입도 금융당국이 쓸 수 있는 남은 카드다. 유럽 주요국이 도입한 자본규제로, 가계대출의 절대 규모가 크거나 가계대출 증가율이 가파른 은행에 추가적으로 자본부담을 키우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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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은행권은 주담대를 사실상 순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묶어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지키지 않은 일부 은행은 패널티 적용에 따라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총량을 관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2030년까지 현행 88.6%에서 80% 낮추는 중장기 로드맵도 발표했다. 한층 강화된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주담대 자본규제가 추가로 강화될 경우 부동산으로 은행 돈이 흘러가는 것은 '원천봉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