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혼란만 키운 '미술품 담보대출'

[기자수첩]혼란만 키운 '미술품 담보대출'

배규민 기자
2012.06.12 09:42

"시장성이 좋아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어요. 준비 중이라 구체적인 상품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습니다." (PB사업단)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미술품 담보대출 판매를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품개발부)

우리은행이 미술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미술품 담보 대출' 출시에 대해 부서별로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신정책부와 상품개발부는 담보물로서의 부적정성 등을 이유로 미술품 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반해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는 PB사업단은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8월 이후 미술품 담보 대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PB사업단을 통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제(11일)부터 '동산담보법'이 시행되면서 미술품 같은 동산도 대출 담보로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련됐다.

미술품 담보 대출 상품이 나오면 고객들은 미술품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어 자금 확보가 용이해지고 미술시장도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점이 있다.

하지만 미술품의 경우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진위여부 판단의 어려움, 사후관리 등을 이유로 상품 출시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가령 30억원의 고가 미술품을 담보로 대출을 해줬는데 나중에 가짜라고 밝혀지거나 보관상의 문제로 담보가 훼손되면 고스란히 은행이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미술품 담보 대출 판매에 부정적인 것도 이런 이유다.

상품 출시는 은행의 전략적인 판단의 몫이다. 그렇지만 내부 검토나 협의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로 이야기가 나오면 고객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내부에서 조차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 상품 출시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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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현장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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