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실저축銀 매각 '관치 논란' 보다는···

[기자수첩]부실저축銀 매각 '관치 논란' 보다는···

오상헌 기자
2012.06.20 14:20

지난달 영업 정지된 부실 저축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금융당국이 퇴출 저축은행을 금융지주회사에 또 다시 떠넘기려 한다는 게 설왕설래의 요체다.

업계에선 "특정 금융지주사와 저축은행을 미리 '짝짓기'한 후 경쟁 입찰을 위해 만만한 국책 금융기관을 '흥행 들러리'로 삼은 것 아니냐"(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비아냥도 들린다.

실제로 저간의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을 돌이켜 보면 이런 비판들이 아주 근거 없는 얘기들은 아닌 듯싶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문을 닫은 저축은행 중 덩치가 크고 부실 정도가 심한 곳을 하나씩 떠안았다.

물론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나선 곳도 있었다. 반면 몇몇 금융지주는 의지와 상관없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일부는 최근에도 부실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LOI)를 냈다. 사실상 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퇴출 저축은행 사후 정리 과정이 '관치' 논란에만 매몰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금융지주들이 퇴출 저축은행 인수 후 사후 부실과 적자로 고생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부실 정리를 끝내고 영업이 정상화되면 은행 등 다른 업권 계열사와 충분히 시너지가 가능한 구조다. 실제 일부 금융지주는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수년 전부터 저축은행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저축은행 강매 논란보다는 업계 재편 이후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인 서민금융 확대 노력이다. 당국이 최근 영업 활성화를 위해 은행 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직접 안내하는 '연계영업' 카드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유인하려는 '당근책' 성격이 강하지만 저축은행 대출 금리를 낮춰 서민금융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연계영업은 다만, 금융지주 계열과 일반 저축은행 사이에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일반 저축은행도 지방은행 등과 업무제휴가 가능하다지만 '공정경쟁'에 대한 우려가 크다. 서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대출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당국이 앞으로 신경 써서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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