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상쇄 '은행들 꼼수'에 강력 경고…가계차주 1인당 월 1만원꼴 이자 이익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긴급 소집해 대출 금리를 내리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 완화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은 1조8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신한, 우리, 국민, 하나은행 등 12개 주요 시중은행의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리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특히 당국은 은행들에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대출 금리에 반영하도록 요청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0.25%포인트 낮췄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 인하분이 대출 금리에 적용되면 줄어들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을 약 1조8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와 기업대출 잔액에다가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을 곱하면 산출되는 금액이다.
차주별로는 가계의 이자부담이 1조원 정도 줄어든다. 전체 가계차주 숫자 등을 감안하면 대출자 한 사람당 평균 매달 1만원 가까이 이자를 덜 낼 수 있는 셈이다.
기업의 이자부담은 약 8000억원 감소한다. 기업차주 일인당 매월 7만~8만원 정도 이자를 감면받는 수준이다.
그러나 수익 악화를 우려한 은행들이 대출 금리에 기준금리 인하분을 제때 반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규 대출자의 가산 금리를 올리는 등의 수법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행태를 근절 시키겠다"며 "기준금리 인하효과가 적절히 반영되도록 은행의 금리운용 현황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이 같은 행태는 통상 기준금리가 내려갈 때 수익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효과가 대출금리보다 조달금리에 더 늦게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싼 이자에 돈을 빌려주고 비싼 이자에 돈을 끌어와야 하는 탓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만 국내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이 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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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익이 악화되면 은행들이 다른 방법으로 경쟁력을 찾아야지 그 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다음 달부터 새로 도입하는 단기코픽스 준비현황도 논의했다. 단기코픽스는 주요 은행들의 3개월물 조달평균비용을 반영한 지수로서 만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기업대출과 가계 신용대출 등의 지표금리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날 은행별 단기코픽스 연동상품의 개발 상황과 전산시스템 구축 등을 점검했다.
아울러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대출금리 체계 모범규준'에 대한 협의도 진행했다. 모범규준에는 불합리한 가산금리 인상을 막는 방안 등이 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