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택담보대출 리스크현황' 발표… 비은행만 쓰는 저신용·다중채무자 7만명
집을 당장 경매에 넘겨도 대출금도 못 갚는 소위 '깡통주택' 보유자가 1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주택담보대출을 못 갚고 있거나 못 갚게 될 가능성이 높은 '연체차주'와 '비은행권만 이용하는 저신용 다중채무자'는 각각 4만명, 7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깡통주택이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산 뒤 어려움을 겪는 사람)의 숫자를 공식 확인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리스크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은행은 9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중 경락률(12년1월~10월 평균 76.4%)을 초과한 대출 규모는 13조원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중 3.3%이며 차주 숫자로는 19만명(3.8%)이다. 즉 이들은 자기 집을 경매로 팔아도 대출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건지는 셈이다.
경락률 초과대출은 수도권이 12조2000억원(18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권역별 규모는 상호금융이 6조1000억원(11만명)으로 가장 크고 은행(5.6조원, 7만명), 저축은행(0.5조원, 1만명) 순이다. 각 권역별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저축은행 32.3%, 여전사 28%, 상호금융 11% 등으로 비은행권이 높다.
집값하락에 따른 깡통주택과 별개로 상환능력이 떨어져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사람은 4만명이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1개월 이상 연체차주 숫자(주담대 차주의 0.8%)다. 금액으로는 4조5000억원(주담대의 1.1%)으로 전액 7등급 이하 저신용 채무다.
또 다른 부실우려 지표인 9월 말 기준 저신용·다중채무자 주택담보대출은 23만명, 25조6000억원이다. 특히 이들 중 대출이자가 비싼 비은행만 이용하는 차주의 대출 잔액은 7조원, 7만명에 이른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면서 금융기관 3군데 이상, 그것도 제2금융권에서만 빚을 끌어다 쓰는 사람이 7만명이란 얘기다. 하우스푸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차주들이다.
이밖에 지난 8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32%로 나타났다. 저축은행(11.58%), 여전사(5.22%), 상호금융(3.42%) 등이 높았다. 주택시장 침체로 금융회사 평균 LTV(담보가치인정비율)도 꾸준히 상승해 50.5%(6월 말 기준)를 기록했다. 특히 여전사(73%)와 저축은행(64.9%)의 LTV가 높았다.
금융사의 LTV 70% 초과대출은 26조7000억원(6.8%, 24만명), 80% 초과대출은 4조1000억원(1%, 4만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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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관계자는 "부실화 위험대출(경락률 초과 대출)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3%, 고위험대출(7등급 이하 연체자)은 1.1% 수준으로 은행 등의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하면 아직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 취약계층의 상환능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모니터링과 현장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가계부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중채무자에 대한 금융기관 공동 채무조정 지원 등 다각적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 금융회사별로 정기적 LTV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LTV 80% 초과대출자(4만명) 등 고위험군의 부실화 가능성을 정밀 점검할 계획이다.
또 경락률 하락 등에 대비해 이달부터 본격 시행할 담보물 매매중개지원제도(경매유예제도)를 적극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경매를 미뤄 가능한 시세에 가깝게 집을 처분할 기회를 주는 이 제도는 과거 은행 중심에서 보험, 신협, 여전사 등으로 가입대상을 대폭 확대해 지난 11월 말 현재 총 227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