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규제 완화 돕고, 협회를 씽크탱크로"

"업계 규제 완화 돕고, 협회를 씽크탱크로"

대담=지영한 금융부장 기자, 정리=진달래, 사진=이동훈 기자
2013.08.28 05:40

[머투초대석]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2013.08.07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인터뷰
2013.08.07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인터뷰

"금융당국과 회원사의 가교로서 여신금융업계에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신금융협회가 '씽크탱크'로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취임 80여일을 맞이한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은 취임 후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카드사와 할부금융사 등 66개 회원사 대표이사(CEO)들을 만나 업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금융당국과도 소통의 끈을 조였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했다. 규제완화와 연구기능 강화다.

우선 업무범위에 대한 규제완화를 추진한다. 여신금융회사는 현재 '포지티브(positive)' 방식의 업무규제를 받고 있다. 허용되는 업무만 나열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 포지티브 방식의 업무제한을 받는 곳은 여신금융회사가 유일하다. 김 회장이 "타 업권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불가능한 업무만 기재하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의 규제완화를 꾸준히 제안하고 있다. 김 회장은 "창의적으로 자꾸 실험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이 창조경제와도 부합된다"며 "여신금융업계에 좋은 인력이 많기 때문에 좋은 작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또 다른 목표는 여신금융협회의 씽크탱크 역할 강화다. 여신금융협회는 현재 조사연구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박사급 인력이 한명에 불과하다. 김 회장은 "일단 박사급 인력을 채용하면서 점점 센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업계 상황이 어렵지만 어려울수록 오히려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의 표현대로 현재 여신금융업계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말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적용되면서 가장 큰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할부금융·리스·신기술금융사들도 늘어나는 시장 플레이어와 위축되는 실물경기에 수익성을 걱정하고 있다.

여신금융업계를 대표하는 김 회장으로서도 충분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질문에 거침없는 대답을 이어갔다. 이미 로드맵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2013.08.07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인터뷰
2013.08.07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인터뷰

- 여신금융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80여일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보냈습니까.

▶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일단 회원사 대표들을 만나 업계가 원하는 바를 듣고 일일이 작은 메모장에 적어뒀습니다. 또 금융당국과 유관기관 관계자들도 수차례 만났습니다. 협회는 업계를 대표해 외부와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신금융업계는 다른 업권에 비해 업무영역이 좁고 규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융당국과 이 부분부터 조정해야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어떤 규제를 먼저 완화해야한다고 봅니까.

▶ 업무범위에 대한 규제입니다. 타 업권과 비교해도 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그 방식이 문제인데, 여신금융회사만 포지티브(positive)방식으로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다른 업권은 대부분 네거티브(negative)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원하는 업무분야를 말하면 풀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업무를 정해주는 것과 제외되는 업무만 정해두고 뭐든 해보는 것은 큰 차이입니다. 창의적으로 자꾸 실험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이 '창조경제'와도 맞겠지요. 우리 업권에는 좋은 인력이 많으니 분명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 규제가 풀리면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 건전성이나 금융시장 안정과 같은 가치를 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당국의 입장도 이해합니다. 한 금융사가 무너지면 여파가 크니까요. 하지만 여신전문금융업은 말 그대로 수신기능은 없고 여신만하기 때문에 투자범위나 업무영역이 신축적이어야합니다. 소극적으로만 대응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도전적이어야하는 신기술금융사들의 투자를 살리려면 업무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

- 신기술금융사는 1998년 '벤처 붐' 이후 많이 위축된 상황입니다.

▶ 너무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수인력이 일을 시작하면 그들을 믿고 초기단계부터 투자를 해줘야하는데, 현재 신기술금융사들은 (새 사업을) 다 만들고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그 때서야 투자합니다. 소위 망할까봐 먼저 투자를 못한다는 거죠. 그런데 벤처는 10개 투자해서 1개만 성공해도 되는 분야입니다. 망할 각오를 하고 해야죠. 수백번 실험이 실패했다는 에디슨도 제이피 모건을 만나서 결국 현재(GE)의 초석이 된 거 아닌가요?

- 협회차원에서 신기술금융업계에 대한 지원 계획이 있습니까.

▶ 다음달부터 신기술금융실을 만들 예정입니다. 현재는 금융부 내에서 할부금융, 리스금융과 함께 업무를 하고 있는데, 분리시켜서 집중할 계획입니다. 신기술금융회사는 금융영역에서 유일하게 투자를 전담하는 곳입니다. 제약 없이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투자범위 확대 등을 현재 금융당국과 협의 중입니다.

-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있습니다. 협회로서 지원방안이 있습니까.

▶ 카드사 비용 절감을 도와야죠. 지금도 FDS(Fraud Detection System·사고방지시스템)를 운영하면서 카드사의 리스크 비용을 줄이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카드사 공동으로 해야 할 업무 가운데 어떤 부분을 협회가 진행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좋을지 모색 중입니다. 비용절감과 별개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야겠죠. 그런 면에서 카드사가 가진 수많은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별적 정보는 보안이 중요하지만 집합적인 정보는 분석해 활용하면,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창업을 한다거나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굉장히 우수한 정보로 쓸 수 있어요. 그런데 아직 이 부분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습니다.

2013.08.07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인터뷰
2013.08.07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인터뷰

- 협회가 최근 연구조사센터 인원을 충원한다고 들었습니다.

▶ 연구조사기능은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령 카드가 어느 날 갑자기 무용지물이 되는 날도 올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 변화가 있어도 중요 기능을 수행해 생존하려면 조사연구소가 필요합니다. 우리 회원사들은 개별적으로 연구소를 운영하기에는 작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씽크탱크가 필요하죠. 그래서 협회가 그런 역할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연구조사센터에 박사가 한 명뿐이라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일단 박사급 인력을 채용하면서 점점 센터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업계 상황이 어렵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조금씩 확대해 나가야합니다. 어려울 때 오히려 보험을 들어야죠.

- 신용카드가 가계부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 국민들 모두가 카드 한 두장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편합니까. 문제는 카드 사용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것입니다. 돈에 대한 사회적인식이 부정적이라서 은연 중에 나쁜 것이라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올바른 교육이 필요합니다. 증권분야를 보면 소비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입니다. 20여년전 재무부에서 당직근무를 하면 가장 많이 받는 민원 전화가 '내 주식 떨어졌다 책임져라'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땐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일은 없지요. 그것이 교육의 힘입니다. 그래서 협회가 일단 조사연구센터를 통해 교육 기능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향후에는 교육만 특화한 부서를 따로 운영하게 되겠지요.

- 마지막으로 여신금융협회 수장으로서 남기고 싶은 말은?

▶우선 회원사들과의 신뢰를 쌓으려고 합니다. 주요 추진업무 진행경과를 매주 회원사에 전달하기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회원사의 목소리를 외부에 잘 전달하고 조율하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협회는 삼각형의 한 꼭짓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원사와 금융당국 등 유관기관의 중간에서 조정을 잘 해야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죠. 우리 협회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업계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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