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400억 옵션사태 도이치證 대표에 금융위원장 표창?

단독 1400억 옵션사태 도이치證 대표에 금융위원장 표창?

조성훈 기자
2014.01.15 06:30

도이치증권 안성은 대표, 지난해말 공로표창…업계, 자본시장 교란 기업대표 수상에 비판

금융위원회 / 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금융위원회 / 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말 안성은 도이치증권 대표에게 공로표창을 수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도이치증권은 2010년에 금융사상 초유의 옵션사태를 일으켜 1400억원대의 투자자 손실을 일으킨 회사로 아직까지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금융위는 안 대표가 옛 재정경제부 금융허브추진위원회 자문위원과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등으로 다년간 활동했고 ETF(상장지수펀드) 제도와 금융비전 수립 등을 자문하는 등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커 표창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표창은 추후 수상자가 업무상 귀책으로 당국의 제재를 받았을 때 징계를 감경받을 수 있다. 안 대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서울지점 대표로 활동하다 지난해 3월 도이치은행그룹 한국대표 겸 도이치증권 대표로 합류했다.

문제는 안 대표가 소속된 도이치증권이 2010년 11월11일 옵션만기일 장 막판 동시호가 때 2조5000억원 어치의 매물을 던진 시장 교란의 주범이란 점이다. 도이치증권은 코스피200지수 풋옵션을 대량 매수한 뒤 매물 폭탄을 던져 주가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450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당시 풋옵션을 매도한 투자자들은 무려 1400억원의 손실을 봤다.

 금융당국은 즉각 영업정지 등 제재에 나섰고 검찰도 2011년 8월 도이치은행 홍콩지점 외국인 3명과 도이치증권 한국법인과 소속 상무 박모씨 등을 시세조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외국인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이 확보되지 않아 재판은 답보 상태다.

금융위원장 표창이 법인이 아닌 개인 대상의 포상이라 해도 자본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회사의 현직 대표에게 수여하는 것은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서상 대표에 대한 시상은 곧 회사를 시상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실제 대표는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연대책임을 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도이치증권이 일으킨 옵션사태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인데 주범들은 해외로 도주한 상태여서 해결이 난망하다"며 "금융당국이 문제를 일으킨 채 해결하지도 않고 있는 해당 회사의 대표를 표창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도 "대한민국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고 아직까지 제대로 책임지지 않은 회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국내에서 영업을 허용하는 것도 모자라 대표에게 표창까지 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상훈심사 절차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의 경우 임직원에 대한 시상을 지양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안 대표는 지난해에 도이치증권에 합류해 옵션사태와 무관한데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금융정책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이치증권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회사 대표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다소 신중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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