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아립 외환은행 개인고객부 과장

'외환은행 개인고객부 과장 최아립'
그의 명함에는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다. 수많은 '최 과장'과 마찬가지로 그의 명함에도 소속과 이름 등 간단한 신상명세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최 과장'이다. 성(姓)부터 다르다. 그는 주위에서 찾기 힘든 한양 최씨다. 방글라데시인으로서 지난 2009년 귀화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리프'라는 이름이 아립으로 바뀐 것도 이 때다.
최 과장이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방글라데시 최고 명문대학인 다카대학교에는 한국어과정이 처음 개설된다. 최 과장은 다카대학교 한국어과정의 '1호 학생' 된다. 한국기업들이 방글라데시에 많이 진출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던 시기였다. 한국어에 눈 뜬 그는 1999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연수생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는다.
이후 최 과장은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 한국어학 전공 박사 과정을 수료한다. 이 때 최 과장을 지도했던 교수의 성이 최씨였다. 그가 귀화 외국인들이 잘 쓰지 않는 최씨 성을 선택한 이유다. 박사 과정까지 마친 최 과장은 주한방글라데시 대사관에서 부영사로서 활동한다. 대사관 직원으로서 아쉬울 게 없었던 최 과장에게 2012년은 변곡점이 된다.
2012년 외환은행은 외국인 직원 채용에 나선다. 외국인 고객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다. 최 과장은 "영사 업무도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고 은행 마케팅 역시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에 맞춰 일단 시도라도 해보자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운 좋게 합격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한양 최씨'의 은행원 도전기였다.
외환은행과 인연을 맺은 이후 그는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 과장의 업무는 평일과 주말로 나뉜다. 평일에는 외국인을 위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한다. 주말에는 일요일 영업점으로 파견 근무를 나간다. 일요일 영업점은 평일에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개설됐다. 외환은행은 현재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13곳의 일요일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1만4000여명으로 추정되는 주한 방글라데시인에게 최 과장은 반가운 존재다. 최 과장에게 단순한 은행업무뿐 아니라 고민 상담까지 쏟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과장 역시 일요일 근무에 대한 부담보다 보람이 크다. 최 과장은 "모국어로 대화를 하고 은행업무에 대한 불편함 등도 상담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과장의 업무 수행능력이 회자되면서 다른 은행들도 외국인 마케팅 전담 직원을 채용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최 과장은 "외국인 고객 점유율이 가장 높은 외환은행이지만, 그 점유율을 더 높이고 싶은 것은 은행원으로서의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우수한 금융시스템을 동남아시아나 서남아시아로 전파하는 것도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