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B사업 구조조정 관련 업무로 점진적 축소…해외 PE·PF 사업 위주로 개편

KDB산업은행이 투자은행(IB) 사업의 국내 부분을 점차 줄여 해외 사업 위주로 재편한다. 민간부문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 목적 외의 장기적으론 국내 IB 업무에선 손을 뗀다는 방침이다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IB 업무의 무게 중심을 해외로 옮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내년 사업계획에 이를 반영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국내 IB 부문의 최강자로 꼽히던 산은의 이 같은 방침은 산은의 업무 재편 요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 부문과의 업무 중복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민간과의 시장마찰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해 산은이 앞으로 국내 IB사업에 있어 상업적 기반의 업무는 점차 축소하고 기업구조조정에 국한한 업무로 제한하는 뱡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산은 프라이빗에쿼티(PE)가 삼표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경우처럼 구조조정 연장선상에 있는 업무 외에 민간과 경쟁해 사업을 따내는 PE 사업 등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이어 그는 "IB사업 물꼬를 트기 해외 IB 사업을 현재에 비해 훨씬 크게 키울 것"이라며 "PE,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인수 금융 등에 방점을 둘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산은의 이 같은 방침에는 올해 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공식 출범으로 아시아 인프라 시장이 커지는 동시에 내수 성장 속도가 더뎌지고 있는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필요성도 반영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AIIB 창설 등의 영향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수요는 8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산은은 해외 IB사업 확대를 목적으로 지난 7월 국제기구 GCF(녹색기후기금)으로부터 기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이행기구에 선정되기 위한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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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F는 100억달러의 재원을 신재생에너지·물관리 등 기후변화 관련 사업에 투자한다. 지난 3월 1차로 ADB(아시아개발은행)과 UNDP(유엔개발계획) 등 7개 기관이 이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산은은 GCF가 앞으로 1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 예상 하에 올해 GCF 이행기구로 선정되지 못할 경우 다음 신청기간 다시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선정 여부는 올해 11월 경 발표된다.
이밖에 산은은 IBK기업은행과 중소기업 지원 업무가 중복되는 문제도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산은과 기은의 중기 지원이 중복되며 이른바 저금리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양산됐다는 지적이 제기 돼 온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이 민간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본연의 취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적 하에 '정책금융 역할 강화방안'을 10월 중 발표하며, 이 일환으로 산은 자회사 중 '목적이 달성된' 비금융자회사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은 비금융자회사 116곳 중 중소·벤처투자기업 100곳을 제외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하며 산은이 주인이 된 16개의 회사들이 매각대상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을 포함, STX엔진,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국제종합기계, 넥솔론, 동부제철, 아진피앤피, 오리엔탈정공, 원일티엔아이, ㈜STX, 켐스, 코스모텍, 한국지엠, 한국항공우주산업, 현대시멘트가 여기에 속한다.
다만 산은이 팔아야 할 기업 중 대부분은 시장가치가 구조조정 전에 비해 워낙 떨어져 있어, 시장에선 산은이 당장 매물로 내놓을 수 있는 기업이 마땅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