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불편한 진실]<2>90대도 요양병원 의사, 사무장 병원 설립에 악용

#인천의 한 사무장병원은 진료가 불가능한 고령의 의사를 월 300만~500만원 가량을 주고 고용해 요양병원을 설립하고 암 등 중증질환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을 유치한 후 허위로 작성한 진료기록부를 통해 건강보험공단에서 약 15억원을 부당 수령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94명은 보험사로부터 21억원의 보험금을 타내다 무더기로 검거됐다. 이 병원은 전체 입원 환자의 86%가 유방암 환자였는데 이중 거의 대부분인 95%가 유방암 2기 이전의 수술로 예후가 양호해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다.
고령의 의사가 의사 명의만 빌려주고 주인은 따로 있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바지 원장'(가짜 원장)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가운데 국내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10명 중 1명은 만 70세 이상 고령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요양병원 근무 의사는 총 7719명(치과의사·한의사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약 11%에 해당하는 873명이 71세 이상이었다. 80대 의사만 155명, 90대 의사도 2명이었다. 61세 이상 의사는 전체 요양병원 근무 의사의 4분의 1인 1933명에 달했다.
의사는 매년 보수교육을 받으면 평생 면허를 유지할 수 있어 사실상 정년이 없다. 하지만 통상 대학병원 교수나 봉직의(월급의사)의 정년이 65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65세를 전후로 현업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사정이 다르다. 수도권 도시보다 주로 교외나 지방에 위치해 젊은 의사가 근무를 꺼리는데다 요양병원으로서도 고령의 의사들이 연봉 부담이 적다.
일부 병원에서는 치매에 걸린 80대 의사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60대 의사가 버젓이 의료진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 수사에 적발되기도 했다. 또 고혈압, 심장병 등 본인의 지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상주한 80대 의사도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요양병원에 의사로 명의만 빌려주고 실제로는 환자였던 셈이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요양병원이 급증하면서 요양병원이 본래의 취지와 달리 치료 목적이 아닌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요양병원은 인건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고령 의사를 고용하고 환자들은 치료가 아닌 연명의 목적으로 입원해 보험금을 타내려는 부적절한 의도가 결합해 건강보험 재정이 매년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