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새해에도 '소비자' 보호는 계속돼야 한다

[우보세]새해에도 '소비자' 보호는 계속돼야 한다

전혜영 기자
2018.12.31 15:09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소비자 보호의 최종 목표는 보험사가 없어지는 걸까요?"

2019년 새해를 앞두고 보험업계는 희망찬 모습보다 심각하고 사뭇 비장한 기운마저 보인다. 저출산·고령화와 시장 포화로 성장 한계에 부딪힌 데다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확충 등 산적한 현안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 한해 업계를 뒤흔든 소비자 보호가 새해에도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았다.

금융사라면 당연히 해야 하고, 하고 있는 소비자보호가 새삼 보험산업의 존폐를 논할 정도로 무거운 주제가 된 이유는 금융당국과 업계 사이에 소비자보호의 방향성이나 최종 목적에 대해 충분한 공감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크다.

올 한해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라는 기조하에 실손의료보험료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며 가격 개입에 나섰고 즉시연금, 암보험 등 민원이 잦은 사안에 대해서는 보험의 기본 원리마저 무시한 채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이 악화돼 추후 선량한 다수 가입자들의 보험료가 인상될 요인이 생겼다. 민원이 많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권고하는 과정에서는 보험사가 보험료로 받지 않은 보험금을 주는 결과가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보호하려는 '소비자'와 보험사가 보호하려는 '소비자'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은 소비자가 보험사와 대립각을 세워 보험금을 타내는 것이 소비자 보호의 승리인 것처럼 비쳐진다.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에 초점이 맞춰지며 말없는 다수의 '소비자'는 가려진 탓이 크다.

이같은 시각은 장기적으로 보험업의 근간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민원이 많은 사안에 대해 되도록 보험금을 지급해주는 것이 소비자 보호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면 장기적으로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거나 아니면 보험사의 재정에 문제가 생겨 결국 다수의 가입자들이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당장 민원을 제기하거나 시위에 나서는 방법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소비자만 소비자가 아니다. 조용히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며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더 많은 소비자도 소비자다. 새해에도 소비자 보호는 계속돼야 한다. 다만 소비자 보호가 과거 보험사의 행태에 대한 한풀이나 혼내주기 식으로 흘러간다면 정착 지켜야 할 다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이 목표로 하는 소비자 보호도 합리적인 보험료를 내고 절차에 따라 적합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보험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부상조의 정신에서 출발했다. 보험사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려운 약관을 쉽게 고치고 상품 구조를 단순화하며 상품을 팔 때 정직하고 투명하게 파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 전혜영
머니투데이 금융부 차장 전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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