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금리가 아무리 많이 올라도 연간 금리 상승폭을 제한하는 '금리상한형 전세자금대출'이 나온다. 금리 상승기 전세 세입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을 완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일부에선 최근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흥행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보증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와 금리상한형 전세대출 출시를 위한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실수요가 많은 전세대출에서 소비자 이자 부담을 낮춰 주기 위해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세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92%로 시장금리 상승 시 전세 세입자의 금리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면서 최근 금리조정시기에 이자율이 전보다 1%포인트(p) 이상 뛰는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 이에 변동금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금리상한형 전세대출은 기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와 유사한 구조로 설계된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최대 금리 상승 폭이 연간 0.75%p, 5년간 2%p로 제한된다.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가 가산금리(0.15~0.2%p)를 붙이는 특약 형태로 가입할 수 있다.
금리상한형 전세대출의 최대 금리 상승 폭과 가입 시 붙는 특약 가산금리 수준 등은 현재 논의 중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안은 앞으로 논의를 통해 정해야 한다"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상한형은 대출 기간 금리가 변동되지 않는 고정형과 달리 금리 하락 시기에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다만 변동금리에 가산 금리가 붙는 게 단점이다. 금융권은 출시 초기 가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특약 가산금리를 한시적으로 받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세 세입자의 금리부담을 낮추기 위해 최근 은행들은 고정형 전세대출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해까진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만 상품을 취급했었는데, 올해 들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상품을 취급하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주금공과 함께 고정형 전세대출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금리상한형과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 출시를 유도하기 위해 보증한도를 높일 예정이다. 주금공은 금리상한형·고정형 전세대출의 보증한도를 4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일반 전세대출 보증한도는 2억원이다. 또 고정형 전세대출은 보증비율을 90%에서 100%로 높이고, 보증료율도 0.1%p 인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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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금리상한형 전세대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세대출은 보통 만기가 2년으로 짧고, 최근 시장금리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전세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금융채(무보증·AAA) 2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4.443%에서 지난 16일 3.856%로 0.587%p 떨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그동안 정책 지원에서 소외된 분야였다"며 "전세대출에도 금리 상승 '캡'을 씌우고, 고정금리 상품도 늘어나면 소비자는 본인의 향후 현금흐름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선택권 확대 효과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