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중견·중소기업도 동행해 각국과 다양한 층위서 실질적 경제 협력 도모

이재명 대통령이 인도와 베트남을 연이어 순방하는 것은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인도와 베트남은 경협을 이야기할 때 지정학적 위치나 경제 규모·교역 규모에 있어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특히 G2(미국·중국) 갈등 속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각국의 '차이나+1 전략' 핵심 국가들이다. 이 대통령이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등 대규모 경제사절단과 동행한 이유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는 물론 정기선 HD현대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과 동행한다. 각 그룹 총수 및 경영진은 순방 일정에 부분 또는 전부 참석해 각국 정상 및 기업인과 만나 실질적인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도의 가장 큰 매력은 연 7%대를 넘나드는 높은 성장률과 14억명에 이르는 인구, 세계 4위의 경제 규모다. 인도의 GDP(국내총생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 41조6620억달러(6경1151조원)다. IMF(국제통화기금)는 향후 5년간 글로벌 성장 기여도의 16% 이상을 인도가 이끌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요하네스버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약식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G20 조직위원회 제공) 2025.1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1908261684005_1.jpg)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인도에 700여 개의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의 대(對) 인도 투자 규모는 지난해 3월까지 누적 총 98억3100만달러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주로 전기 전자와 자동차 부문 투자가 집중돼 있지만 최근 대기업 공급망에 속한 협력 업체들도 동반 진출해 있다.
양국 교역규모는 2020년 168억달러에서 지난해 257억달러를 기록했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00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6일 브리핑을 통해 "조선, 금융, AI(인공지능), 방산 등 전략 분야에서 우리 강점을 살린 신규 협력 사업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의 새 장을 열어 갈 것"이라며 "중소기업 진출에 물꼬를 트고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에서 특히 기대되는 경제 협력 분야는 조선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모디 총리는 한국에 조선 산업 분야에서의 협업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당시 모디 총리는 한국의 뛰어난 조선업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한·인도를 포함한 소다자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인도가 해양 조선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리적 요인과도 연관이 깊다. 인도양은 주요 해양 수송로이자 군사적 요충지로 여겨진다. 또 인도의 해안선은 7500km에 달하고 200개 이상의 항구, 50여개 조선소를 갖추고 있다. 인도는 현재 MIV(Maritime India Vision) 2030 전략에 따라 미래형 조선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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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반도체, 전기차 분야도 인도 내 유망 산업으로 꼽힌다. 특히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인도는 미국, 중국과 더불어 세계 3대 AI 인력 허브로 부상 중이다. 인도 AI 현업 인재 수는 2026년 기준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며 인도 AI 시장은 연평균 25~35%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과 다양한 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이 인도에 이어 방문할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은 우리나라와의 교역 3대국이다. 교역 규모는 2020년 691억달러에서 지난해 945억달러로 늘었다. 2030년까지 1500억달러의 교역규모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교역 규모가 상당한 만큼 현지 진출 기업 수도 1만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 우리 기업과 상호 호혜적인 경제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는 특히 인프라, 원전 등이 꼽힌다.
이 대통령도 지난해 럼 서기장의 국빈방문 당시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 경제 활동을 위한 지속적 관심을 요청했다. 특히 전략적 중요성이 큰 원전, 고속철도, 신도시 개발 등 구체적 사업을 거론하면서 대규모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럼 서기장은 2045년까지 고소득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2030년까지 두 자릿 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신규 원전 사업과 북남 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 굵직한 대형 국책 사업이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정부는 2035년까지 베트남 닌투언 원전 1-2호기를 구축하고 2050년까지 총 8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1호기 사업은 러시아가 수주했고 한국은 2호기 수주를 노리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대형 원전 뿐만 아니라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베트남은 또 국가 균형 발전과 물류 효율성 제고를 위해 670억달러를 들여 총 1541km 길이의 북남고속철도사업도 진행 중이다. 2027년 착공이 목표로 우리 기업의 설계, 시공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중동 전쟁 발발로 전세계 공급망 위기가 커진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인도, 베트남에서 핵심 광물 개발 협력, 에너지 공급망 협력 방안 등도 공통적으로 비중있게 다룰 전망이다.
라자 모한 인도 국방전략연구소 한국 석좌는 지난 15일 현지 매체 '인디안 익스프레스'에 기고를 통해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관한 아시아 차원의 진지한 대화를 개시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5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외무장관 회의가 인도 델리에서 열리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태국, 베트남 등이 참여한다. 걸프산 원유 최대 소비국인 이들 국가는 해협 재개방의 시급성을 이란에 촉구할 이해관계와 책임을 모두 갖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베트남 확대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8.11.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1908261684005_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