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을 순 없다"…공룡 생보사의 발버둥

"이대로 죽을 순 없다"…공룡 생보사의 발버둥

황예림 기자
2023.03.01 10:07

[MT리포트]늙어가는 한국, 위기의 생보사 ④

[편집자주] 고령화와 지금을 즐기는 MZ세대 등장으로 자산 1000조원의 생명보험사가 위기다. 이미 갖가지 보험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과 현재를 즐기려는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그 사이 손해보험은 다양한 위험을 보장해주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각변동을 살펴봤다.

위기에 봉착한 생명보험사(생보사)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나섰다. 생보사도 고령화 사회에 걸맞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요양업과 상조업에 진출해 시니어 케어 분야의 종합관리회사로 거듭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부터 생보사에 적용되던 일부 규제를 손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1사 1라이선스' 규제 완화다. 1사1라이선스는 1개의 금융그룹이 생보사와 손해보험사(손보사) 각각 1곳만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규제 완화로 생보사는 미니 보험사(소액단기특화 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운전자보험·여행자보험 등 수요가 많은 보험 상품을 생보사가 자회사 설립을 통해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금융위는 금산분리 규제 개선 논의도 시작했다. 금산분리는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가 비금융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거나 다른 회사 지분에 15% 이상 투자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생보사도 다양한 비금융 신사업에 진출해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다.

생보사도 고령화 사회에 맞춰 유병자·고령자 보험 등 새로운 상품을 구상중이다. 유병자·고령자 보험의 예로는 당뇨 합병증 보장 상품이나 치매장기요양 상품 등이 있다. 생보사는 노인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실제 나이가 아니라 건강 나이에 따라 새롭게 보험료를 산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요양업·상조업의 일부 기능을 흡수해 아예 노인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원래 생보사는 요양이 필요한 고객에게 간병비만 줬지만 앞으로는 요양 시설을 운영해 직접 양질의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규제 완화 없이는 생보사가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당국은 여전히 기존 보험사와 새롭게 운영하는 미니 보험사의 상품을 분리하도록 하고 있다. 생보사가 내놓을 수 있는 상품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요양업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법상 요양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선 시설 운영에 필요한 토지나 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요양업을 막 시작하려는 생보사 입장에선 부담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에 생보협회는 토지나 건물을 소유한 게 아니라 임차한 경우에도 요양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하기도 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생보사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가고는 있지만 팔 수 있는 상품이 법으로 규제돼 있기 때문에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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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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