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치매머니' 규모가 172조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추산)에 이르는 가운데 이를 겨냥한 '평생안심신탁'이 출시 한 달 만에 100호 계약을 넘어섰다. 가입자는 여성과 1억원 이하 소액 계약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평생안심신탁은 치매나 중증질환으로 인지 능력이 저하된 65세 이상 고령자의 금융계좌가 동결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달 출시됐다.
치매머니는 병원비·간병비 등 지출이 급증하는 시기에 자금을 쓸 수 없어 가족이 곤란에 빠지고 상속세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꼽힌다. 일본은 이미 2020년 기준 치매머니 규모가 약 252조엔(약 2400조원)에 달한 것으로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은 추산했다.
평생안심신탁은 가입자가 평상시에는 일반 계좌처럼 자유롭게 이용하다가 중증치매나 중증질환 진단을 받으면 사전에 지정된 후견인이 대신 계좌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실제 100호 계약자인 60대 후반 남성은 "친구가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계좌 인출이 막혀 가족이 고생하는 것을 보고 평생 모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가입했다"고 말했다.
가입 현황을 보면 여성 가입자가 76%로 남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대는 70대가 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23%), 80대(18%), 50대(8%) 순이었다. 계약 금액은 1억원 이하가 79%를 차지해 소액 계약이 대부분이었으며 1억~5억원 미만(17%), 5억~10억원 미만(3%), 10억원 이상(1%) 순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7월 종합재산신탁 사업에 본격 진출한 뒤 보험금청구권 신탁, 유언대용신탁 등 맞춤형 신탁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을 넓혀왔다.
김계완 교보생명 종합자산관리팀장은 "초고령사회가 이미 시작된 만큼 금융기관도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앞으로도 맞춤형 신탁 상품을 통해 고령층의 재산 관리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