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AI 전환 이면엔 '예산 압박'…초기 개발비만 100억원 달해

은행권, AI 전환 이면엔 '예산 압박'…초기 개발비만 100억원 달해

황예림 기자
2025.11.15 06:00
은행권이 앞다퉈 출시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사진=Gemini
은행권이 앞다퉈 출시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사진=Gemini

은행권이 앞다퉈 출시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돈 먹는 하마'가 되고 있다. 서비스 구축비부터 전산 운영비까지 비용 부담이 만만찮아 내부에서 골머리를 앓는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올해 5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에이전틱 AI 기반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KB GenAI 포털)은 약 115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클라우드 이용료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구축에 필요한 비용만 산정한 금액이다. KB GenAI 포털은 KB금융 8개 계열사 전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AI에이전트(자율적으로 목표를 이해하고 필요한 작업을 계획·실행할 수 있는 AI 시스템)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우리은행도 올해 1월 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Gen-AI 플랫폼 구축에 돌입하면서 사업 예산을 118억원으로 책정했다. 소프트웨어 구매비 등 초기 개발비에 드는 비용이 80억원, 유지보수비 및 외부 클라우드 이용료 등 5년 동안 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38억원이다. 우리은행은 약 7개월간 개발 작업을 진행한 뒤 지난 8월 Gen-AI 플랫폼을 업무에 처음 도입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대고객 서비스인 'AI 검색'과 'AI 금융계산기'를 출시하고 나서 3분기 누적 일반관리비(3946억원)가 출범 이후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AI 서비스 출시로 외부 클라우드 이용에 따른 전산운용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분기별 전산운용비는 지난해 2분기 126억원에서 AI 검색과 AI 금융계산기를 출시한 올해 2분기 172억원으로 36.5% 뛰었다. 올해 3분기 전산운용비도 1년 전 대비 29.5% 늘어난 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이 준비하는 생성형 AI 관련 프로젝트는 아직 줄줄이 남아 있다. 우리은행은 △고객 상담 △기업여신 △자산관리(WM) △내부통제 △업무 자동화 5대 영역에서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이 TF를 내년 1월까지 운영한 뒤 5대 영역의 AI 전환을 현실화할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생성형 AI를 4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기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업무 내규 및 정책금융 지식 상담 △대출 계약서 체크리스트 생성 △소비자 보호 AI 광고 심의 솔루션 △글로벌 내규 법령 번역 4개 업무에서 생성형 AI 활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AI 이체'와 'AI 모임총무' 서비스를 연내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초기 개발비에만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면서 은행권 내부에선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AI 플랫폼을 만들고 관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며 "초기 개발비도 만만찮아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도입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높아지면 장기적으로 인력 감축에 대한 필요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하는 궁극적인 이유도 직원 1인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I 에이전트가 활성화되면 직원 3명이 할 업무를 1명이 하게 될 수 있다"며 "다만 직원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고용 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인력은 유지하면서 생산성은 오르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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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황예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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