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홈즈' 홍보에도 안 팔린 청담 치안센터…'헐값 매각' 기준 논란

'구해줘 홈즈' 홍보에도 안 팔린 청담 치안센터…'헐값 매각' 기준 논란

박소연 기자
2025.11.26 07:00
국유부동산 中 캠코가 관리하는 일반재산/그래픽=이지혜
국유부동산 中 캠코가 관리하는 일반재산/그래픽=이지혜

#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7월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구(舊) 청담1치안센터 공개 입찰에 나섰으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건물은 청담사거리 4분 거리에 연면적 49평(건물면적 35평) 용적률 300%로 6~7층까지 증축이 가능한 조건이다.

캠코는 대국민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까지 동원했다. 지난 7월11일 MBC '구해줘! 홈즈'에 매물로 등장한 것이다. 감정가는 약 121억원. 그러나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방송이 나간 후 7월14~16일 첫 입찰을 시작으로 감정가의 90%(109억원), 감정가의 80%(97억원)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가격을 낮춰가며 공개경장입찰을 진행했으나 팔리지 않았다.

온비드에 따르면 캠코 측은 감정가의 70%(85억원), 60%(73억원), 50%(61억원)까지 가격을 낮춰 입찰을 진행할 일정을 잡았다가 취소한 상태다.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감정가의 50%까지 매각이 가능하다.

/사진=MBC유튜브채널 화면 캡처
/사진=MBC유튜브채널 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정부 시절 국유재산 '헐값 매각'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국유재산 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한 가운데, '헐값 매각'의 기준을 놓고 논란이 제기된다. 낙찰가가 감정가를 밑도는 사례를 무조건 헐값 매각으로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정부는 2022년 8월 활용도가 낮은 국유재산을 5년간 16조원 이상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연간 2조원 안팎의 국유재산이 매각돼 왔는데,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다. 현 정부는 국유재산 매각을 무리하게 서두른 결과 제값을 받지 못한 헐값 매각 사례가 나왔다고 의심한다.

다만 '청담 치안센터' 사례처럼 캠코가 공개적으로 홍보하며 수차례 가격을 내리며 매각에 나섰는데도 수요가 맞지 않아 유찰되는 사례도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매에서도 감정가보다 높게 팔리는 경우도 있지만 낮게 팔리는 경우도 많지 않나"라며 "청담 치안센터의 경우 건물을 부수는 매몰비용과 새로 건물을 짓는 비용, 소요 시간을 따져봤을 때 사업성이 감정가보다 낮다고 시장에서 평가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일례로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안가로 쓰이던 서울 논현동 건물은 지난해 10월 120억원에 낙찰됐다. 이 건물은 한때 통일부 비공개 회의실로 쓰이다가 2019년 이후 공실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당초 건물 감정 가격은 약 184억원 규모로 산출됐으나 5차례 유찰된 끝에 감정가 대비 65%에 매각된단 이유로 헐값 매각 논란이 일었다.

캠코가 관리하는 국유재산(일반재산) 현황/그래픽=이지혜
캠코가 관리하는 국유재산(일반재산) 현황/그래픽=이지혜

캠코는 노후화되고 활용도가 없어 관리 비용만 들어가는 건물을 매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단 입장이다. 당시 건물 유지관리비에만 연 1000만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치안센터 통폐합 작업으로 쓸모가 사라져 흉물로 방치될 위기에 놓인 일부 지방 치안센터들은 지자체에서 임대해 서점이나 시니어 일자리 등으로 활용되지만 도심의 경우 임대료가 비싸 활용이 어렵다.

국유재산을 매각할지 유지할지 여부는 정책적 판단의 영역이지만 국유재산 중에서도 주로 문제가 되는 '일반재산'은 행정재산으로서 쓰임이 없거나, 쓰임이 다한 후 사실상 활용도가 없는 재산이란 점에서 유지관리 비용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필요한 국유 일반재산의 경우 신속히 매각해 이 기금으로 필요한 행정재산을 매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유 부동산은 전체 국토의 26%에 해당하는데, 이 중 대다수(98.1%)가 정부청사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쓰이고 있다. 캠코가 관리하는 국유 일반재산은 국유지 중에서도 1.9%(74만필지)에 불과하며 이 중 대부 중인 경우가 30.3%,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돼 대부가 불가능한 도로·하천 등이 27.7%, 형상불량 등에 따라 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29.4%에 이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감정가라는 게 시장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데다 최근 도시 자체가 쇠퇴해 가는 경우도 많다"며 "감정가보다 시세가 낮은 곳들이 적잖이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무조건 장부 가격이나 감정가보다 높게 팔아야 한다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 시세가 좀더 현실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캠코 관계자는 "국유재산 정책변화는 늘 있어 왔다"며 "캠코는 공공기관으로서 국유재산에 대한 소극적 보전·유지든 적극적 매각 활성화든 정부 정책을 성실히 수행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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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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